머쉬베놈(본명 이태민·25·사진)은 뒤늦게 빛을 보기 시작한 9년 차 힙합 가수다. 고등학생 때 음악을 시작해 제법 오랫동안 무명 시절을 보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지난해 여름부터다. 엠넷의 래퍼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8’에 출연, 특유의 충청도 사투리 억양을 살린 구수한 랩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후 ‘왜 이리 시끄러운 것이냐’ ‘알려 좀 주쇼’ ‘왔다’ 등의 신곡으로 팬들의 좋은 반응을 끌어내 힙합계의 ‘핫픽’으로 급부상했다.
최근에는 게임 팬들과도 접점이 생겼다. 머쉬베놈은 라이엇 게임즈가 지난달 출시한 신작 모바일게임 ‘전략적 팀 전투(TFT) 모바일’의 광고 음악 ‘두둥등장’을 발표했다. 광고 음악으로는 이례적일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중독성 있는 박자와 재치 넘치는 가사 덕분이다. 현재 게임사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두둥둥장’의 음원 조회수는 약 165만회다. 머쉬베놈 개인 유튜브 채널에 올린 음원 역시 40만회를 넘어섰다.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의 한 카페에서 국민일보와 만난 머쉬베놈은 ‘두둥등장’의 예상 밖 인기와 관련해 “주변에서는 이례적일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 저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라이엇 게임즈 측에서 먼저 광고 음악을 함께 제작하자는 제의를 했다”며 “재미있게,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본 음악이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을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두둥등장은 중독성 있는 음악을 제일 염두에 두고 만든 곡이다. 한때 TFT 모바일의 형제 게임 격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직접 즐기기도 했다는 그는 “중독성이 있다는 건 그 노래가 좋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덕분에 요즘에는 해외 팬들로부터도 인기를 끈다. 머쉬베놈은 “기회가 된다면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축하 무대에도 설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롤드컵은 전 세계 e스포츠에서 가장 큰 축제로 불리는 대회다. 그동안 이매진 드래곤즈, 저우제룬(주걸륜), 앨런 워커 등 유명 팝스타들이 축하 공연을 맡았다.
머쉬베놈은 올여름 정규 앨범 발매를 목표로 음악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준비한 게 많다. 새로운 것들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재밌으려고 시작한 음악인데, 언제부터인가 부담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는 의식의 흐름대로 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글=윤민섭 기자, 사진=최현규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