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관련 대표 인물들, 총선서 낙마… ‘게임포럼’ 위기

입력 2020-04-23 18:33 수정 2020-04-23 18:39

국회에서 게임 산업 진흥을 적극 주장해온 게임 관련 대표 얼굴들이 지난 15일 치른 제21대 총선에서 잇달아 낙마했다. 게임 진흥에 힘을 실은 ‘대한민국 게임포럼’은 근간이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게임계 의정활동의 맥이 끊겼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게임 산업에 힘을 실을 새 얼굴의 등장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7년 출범한 대한민국 게임포럼은 국회 내 게임 우호 인사들이 합심해 게임산업을 연구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해온 모임이다. 이동섭 미래통합당 의원은 포럼 소속으로 20대 국회에서 ‘대리게임처벌법’ 등 게임 관련 법안을 가장 많이 발의한 인물이다. 이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서울 노원구을 지역구에 출사표를 냈으나 36.5%의 표를 얻는 데 그치며 낙선했다. 게임사 웹젠 의장 출신으로 포럼을 만든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기 성남시분당구갑 지역구에 출마했지만 김은혜 통합당 후보에 1100여표 차이로 졌다. 포럼에 동참했던 김세연 통합당 의원의 경우 이번 총선에 불출마했다.

포럼 소속으로는 조승래 민주당 의원만이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했다. ‘게임 중독’이란 표현을 퇴출하는 등 게임 인식 개선에 앞장서온 조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도 산업 진흥 및 게임법 개정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PC방 업주 출신의 최승재 미래한국당 후보는 비례대표 14번으로 국회 의석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최 후보는 PC방 업주 단체인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을 출범시킨 뒤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21대 국회에서 PC방을 비롯한 소상공인 관련 의정활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에서 62.9%의 표를 얻은 최형두 통합당 당선인은 마산 해양신도시 인공섬에 게임·로봇 업체를 유치해 ‘마산 네버랜드’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 서초을에서 재선에 성공한 박성중 통합당 의원은 인공지능·게임 등의 신사업을 바탕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게임계 대표 얼굴들이 대거 낙선했지만 게임 이용자가 주로 10~30대에 포진해 있기 때문에 각 당에서 젊은 표심을 겨냥한 전략적인 인물 배치를 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20대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게임 관련 법안들이 21대 국회에서 재상정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 중인 게임법 전부 개정도 전문성 있는 재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게임 산업 유관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활동할 인물은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이번 총선에서 게임 관련 공약을 내건 이들 대부분이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우선순위로 두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 입성에 성공한 류호정 당선인의 경우 출마 당시 게임업계 출신임을 강조했지만 국회 상임위 중 환경노동위원회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회 한 관계자는 “표심을 의식한 선심성이 아닌, 게임 산업 발전을 진정으로 위할 인물의 등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