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1900선 내준 코스피… 기업 실적 ‘파고’ 넘을 수 있나

입력 2020-04-21 04:07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둔화로 반등했던 코스피지수가 하루 만에 1900선을 내줬다. 증시 변동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가 이번 주부터 줄줄이 예정된 기업 실적 발표의 ‘파고’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17포인트(0.84%) 내린 1898.36으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1908.34로 출발했지만 장 후반 내림세로 전환됐다. 지난 17일 3% 넘게 오르며 한 달여 만에 1900선을 탈환한 지 하루 만이다. 이날 코스피에선 개인이 957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각각 5000억원에 가까운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순매도를 이겨내지는 못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3.03포인트(0.48%) 오른 637.82로 장을 마쳤다.

이번 주 상반기 주요 기업 실적 발표가 대거 예고된 만큼 국내 증시 변동 가능성은 남아 있다. SK하이닉스와 현대차, 기아차, 삼성에스디에스, LG디스플레이, 포스코 등 대형주들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미국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도 이번 주 계속된다. 20일(현지시간) IBM을 시작으로 21일 넷플릭스 등 대형주들이 실적을 내놓는다. 특히 23일에는 아마존과 반도체산업 대표 회사 인텔의 1분기 성적이 나온다.

문동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지난달 폭락 이후 낙폭을 절반 이상 만회했으나, 향후 기업 실적 부진을 확인하는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낙관할 순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다른 실물경제 충격이 온전히 증시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변수다. 특히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지속되고 있는 국제유가 급락세는 불안 요인이다.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장중 약 20% 넘게 폭락하며 배럴당 14.47달러에 거래됐다. 이 가격이 15달러를 밑돌기는 21년 만이다. 유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세계 수요가 그만큼 약화됐다는 점을 의미해 경제에 큰 타격이 된다. 국내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연장되면서 ‘고용 쇼크’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기업 실적 악화 등은 예견된 것인 만큼 주가가 단기간에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가 반등도 대부분 경제 부진이 지속되는 와중에 이뤄졌다”며 “코로나19 재확산 여부가 증시의 핵심 요인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