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성이 캐나다의 시골 마을을 50㎞ 이상 돌아다니며 최소 16명을 사살했다. 캐나다는 근래 30년 내 최악의 총기 범죄라며 충격에 빠졌다. 경찰은 이번 총기 범죄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와 관련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CBC뉴스 등 캐나다 언론들은 19일(현지시간) 남동부 노바스코샤주에서 총기 범죄가 발생해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을 포함해 최소 1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경찰은 기자회견에서 “포타피크에서 전날 밤 10시30분쯤부터 수 차례 신고가 있었다”면서 “범행 현장은 여러 곳이며,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희생자들이 이곳 저곳에 쓰러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용의자는 범행에 총을 사용했지만 ‘다른 도구’도 사용됐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용의자는 가브리엘 워트먼(51·사진)이란 이름의 남성으로 현장에서 사살됐다. 포타피크 주민 크리스틴 밀스는 “워트먼은 지역에서 치기공사로 알려져 있었고, 노바스코샤주 할리팩스와 포타피크 두 곳에 거처가 있었다”고 말했다.
워트먼의 범행은 지난 18일 늦은 밤 노바스코샤 중심 트루로에서 33㎞ 서쪽 포타피크에서 시작됐으며 이튿날 무려 50㎞ 떨어진 엔필드에서 끝났다. 워트먼은 엔필드의 한 화물자동차 휴게소에서 경찰에 사살됐다. 그의 범행과 도주는 12시간 동안 이어졌다. 경찰은 워트먼이 범행 당시 경찰 제복을 입고 순찰차로 위장한 차량을 운전한 정황으로 미뤄볼 때 계획 범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희생자 중에는 왕립 캐나다 기마경찰(RCMP) 소속 하이디 스티븐슨 등 2명의 경찰도 포함됐다. 스티븐슨은 23년 경력의 베테랑이며 두 아이의 엄마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RCMP 크리스 레더 총경은 “코로나19로 인한 자택격리가 워트먼의 행동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비롯, 범행 동기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희생자들과의 관계 등 용의자의 사생활과 관련해 지금 밝히기 어렵지만 며칠 내로 세부적인 내용을 더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맥닐 노바스코샤주지사는 “이번 사건은 주 역사상 가장 무분별한 폭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총기소유 관련 법률이 엄격한 캐나다에서 총기 범죄는 흔치 않다”면서 “1989년 남동부 몬트리올의 에콜 폴리테크니크대학에서 14명의 여학생이 총기 범죄로 사망한 이후 캐나다는 총기규제법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