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복 입은 채 탕!… 캐나다 총기난사 16명 사망

입력 2020-04-21 04:08
캐나다 검시관들이 19일(현지시간) 노바스코샤 엔필드 지역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고 희생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현지 경찰은 이번 총기 사고로 경찰관 2명과 용의자를 포함해 최소 1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50대 남성이 캐나다의 시골 마을을 50㎞ 이상 돌아다니며 최소 16명을 사살했다. 캐나다는 근래 30년 내 최악의 총기 범죄라며 충격에 빠졌다. 경찰은 이번 총기 범죄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와 관련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CBC뉴스 등 캐나다 언론들은 19일(현지시간) 남동부 노바스코샤주에서 총기 범죄가 발생해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을 포함해 최소 1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경찰은 기자회견에서 “포타피크에서 전날 밤 10시30분쯤부터 수 차례 신고가 있었다”면서 “범행 현장은 여러 곳이며,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희생자들이 이곳 저곳에 쓰러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용의자는 범행에 총을 사용했지만 ‘다른 도구’도 사용됐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용의자는 가브리엘 워트먼(51·사진)이란 이름의 남성으로 현장에서 사살됐다. 포타피크 주민 크리스틴 밀스는 “워트먼은 지역에서 치기공사로 알려져 있었고, 노바스코샤주 할리팩스와 포타피크 두 곳에 거처가 있었다”고 말했다.

워트먼의 범행은 지난 18일 늦은 밤 노바스코샤 중심 트루로에서 33㎞ 서쪽 포타피크에서 시작됐으며 이튿날 무려 50㎞ 떨어진 엔필드에서 끝났다. 워트먼은 엔필드의 한 화물자동차 휴게소에서 경찰에 사살됐다. 그의 범행과 도주는 12시간 동안 이어졌다. 경찰은 워트먼이 범행 당시 경찰 제복을 입고 순찰차로 위장한 차량을 운전한 정황으로 미뤄볼 때 계획 범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희생자 중에는 왕립 캐나다 기마경찰(RCMP) 소속 하이디 스티븐슨 등 2명의 경찰도 포함됐다. 스티븐슨은 23년 경력의 베테랑이며 두 아이의 엄마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RCMP 크리스 레더 총경은 “코로나19로 인한 자택격리가 워트먼의 행동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비롯, 범행 동기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희생자들과의 관계 등 용의자의 사생활과 관련해 지금 밝히기 어렵지만 며칠 내로 세부적인 내용을 더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맥닐 노바스코샤주지사는 “이번 사건은 주 역사상 가장 무분별한 폭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총기소유 관련 법률이 엄격한 캐나다에서 총기 범죄는 흔치 않다”면서 “1989년 남동부 몬트리올의 에콜 폴리테크니크대학에서 14명의 여학생이 총기 범죄로 사망한 이후 캐나다는 총기규제법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