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한 형태의 영화관인 ‘언택트 시네마’가 등장하고 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J CGV는 20일 “CGV여의도 지점을 언택트 서비스를 통해 간편하게 극장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신개념 극장으로 새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CGV여의도에는 픽업박스, 팝콘 팩토리 셀프바, 스마트체크, 체크봇 등 다양한 하이테크 기술을 결합한 시설이 도입됐다.
픽업박스는 패스트오더(사전주문)에 비대면 수령을 합친 개념이다. 매점 키오스크나 CGV 앱으로 메뉴를 주문하고 알림이 오면, 영수증 QR코드를 픽업박스 스캐너에 인증한다. 이후 LED 창으로 만든 픽업박스를 두드려 문을 열고 안쪽에서 준비된 메뉴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팝콘이나 음료를 제공하는 벤딩머신 팝콘 팩토리 셀프바도 운영된다. 관객은 각 상영관 입구에 구축된 스마트체크 시스템을 통해 직원과 접촉 없이 예매표를 스캔하고 입장할 수도 있다. 직원 대신 자율주행 로봇인 키 150㎝의 귀여운 체크봇 2대가 이벤트나 상영시간표, 상영관과 화장실 위치 등 정보를 제공한다.
또 다른 멀티플렉스인 메가박스도 모바일 앱에서 미리 매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모바일 오더’를 지난 13일부터 베타 서비스하고 있다. 성수점·코엑스점·강남점 등 3개 지점이 적용 대상이다. 매점에서 기다릴 필요 없이 팝콘, 음료 등 메뉴를 간편하게 구매하는 패스트오더 서비스로, 몇 번의 클릭만으로 빠르게 주문과 결제를 진행할 수 있도록 화면이 구성됐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모바일 오더 도입이 고객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관객 반응을 본 후 서비스 도입을 다른 극장으로 확대하는 방향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함에 따라 언택트 시네마는 영화를 향유하는 ‘뉴노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부터 멀티플렉스 3사인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는 예매 제한 등의 방법을 통해 ‘좌석 간 거리 두기’를 시행하고 있으며, 그중 CGV는 최근 관객에게 상영관 한 관을 통째로 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