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광역·기초의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과 고통을 나누기 위해 해외 연수비를 속속 자진 반납하고 있다. 반납된 연수비는 취약계층과 소상공인들 돕는 등 재난대응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그동안 ‘외유성 해연연수’를 자주 떠나 빈축을 사던 사례와는 대조적이어서 자치단체와 교육청 공기업 등의 동참이 주목된다.
전북도의회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3억7400만원의 국외 연수비를 전액 반납, 재난대응기금으로 전환해달라고 전북도에 요청했다고 20일 밝혔다. 세부 예산은 의원 국외여비 1억2400만원, 상임위 직원·의원 국외연수 지원 6000만원, 국제교류 외빈초청여비 1200만원, 국외 자매결연 의회 교류 지원 1000만원 등이다.
진안군의회도 20일 해외 출장비 등 1억1000만원을 반납하기로 했다. 순창군의회와 부안군의회도 올해 의원 국외연수 예산 전액을 반납하기로 했다. 각각 3600만원과 6300만원에 이른다. 특히 부안군의원 10명 전원은 4월 의정 활동비의 30%를 반납,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은 주민 대표인 지방의원들이 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연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데 따른 예산의 적재적소 활용책으로 풀이된다. 송성환 전북도의회 의장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도민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고자 이런 결정을 했다”며 “국외 연수비를 지역경제 활성화 예산으로 전환해 신속히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용인시의회도 코로나19 극복 재원 마련에 해외 출장비 등 3억원을 반납키로 했다. 시의회는 이 예산을 코로나19 재난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 예산으로 편성해 줄 것을 집행부에 요청했다.
울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17명도 해외출장 예산 5600여만원을 자진 삭감하기로 했다. 성남시의회와 평택시의회, 양평군의회도 해외 연수비 반납 물결에 동참했다.
전북도는 직원들의 외국 벤치마킹 목적의 국제화 여비를 8억원 줄이는 등 올해 자체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모두 156억원의 예산을 삭감해 도의회에 내기로 했다. 전북도교육청도 아직 집행하지 않은 국외연수비 예산 56억원 가운데 29억원을 삭감 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했다.
광명시 공무원들도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동참하기 위해 올해 포상 등의 명목으로 받은 해외여행지원 경비 2억9000여만원을 모두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광명시도 해외시장 개척 등을 위한 국외 출장비 33%(1억7500만원)를 줄여 코로나19 관련 예산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지방의회 해외연수비 반납 전국 확산
입력 2020-04-21 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