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제성장률 -1.5% 전망… 금융위기 후 최저

입력 2020-04-20 04:07

올해 1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이 -1%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현실로 나타나면 국제 금융위기 이후 11년3개월 만에 분기 기준 최대 역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19일 블룸버그가 국내외 금융기관 9곳에 조사한 1분기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전기 대비 평균 -1.5%였다. 지난 8일 집계한 이번 전망은 두 달 전인 지난 2월 6일 기준 전망치(0.2%)보다 1.7% 포인트 하락하며 마이너스대로 떨어졌다.

기관별로 캐나다 노바스코티아은행이 가장 낮은 -3.4%로 예측했다. 앞선 전망치(0.3%)와 비교한 삭감폭도 3.7% 포인트로 9개 기관 중 가장 컸다.

프랑스 3위권 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같은 기간 전망치를 0.4%에서 -2.2%로 2.6% 포인트 내리며 두 번째로 낮은 전망치를 내놨다.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는 -1.8%, 영국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1.6%로 각각 종전보다 2.0% 포인트, 1.1% 포인트 낮췄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앞서 9개 기관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0.5%) 전망을 내놨었다.

영국 대형은행 바클레이즈는 0.1%에서 -1.3%로, 국내 하이투자증권은 0.3%에서 -1.0%로 내렸다. -1%를 밑돌 것으로 본 기관만 6곳이다. -1%대 성장률은 분기 기준으로 2008년 4분기(-3.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 2월 초 1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을 비교적 높은 0.6%로 내다봤던 HSBC(홍콩상하이은행)도 -0.7%로 전망치를 낮췄다. 조사 대상 9곳 중 가장 높은 수치가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가 내놓은 -0.6%였다.

국내외 기관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춘 데는 2월 들어 대규모 확산을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이 오는 23일 발표할 1분기 실질 GDP는 이미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관건은 마이너스 폭이다.

지난달 말 일본계 노무라증권은 올해 한국 GDP 성장률을 최저 -12.2%로까지 전망했다. 상황이 가장 좋은 경우에도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수준인 -5.5%에 그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전 세계로 번진 2분기 전망은 더욱 어둡다. 전문가들은 미국 유럽 등지의 코로나19 확산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2분기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우려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4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을 -1.2%로 예측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