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과 마을이 아이들의 오후 돌봄을 함께 맡는다. 부모는 아이 맡길 곳이 없어 늘어나는 사교육비 지출을 막고, 아이는 가장 편안한 내 집 근처 마을에서 지역을 이해하는 다양한 교육 활동을 하게됐다.
제주도교육청은 16일 도교육청 회의실에서 5개 지역단체와 마을교육공동체 운영을 위한 업무 협약(사진)을 체결했다. 지속가능한 교육생태계를 조성해 마을 기반 교육공동체의 다양하고 자율적인 배움을 지원하려는 것이다.
협약에는 귀덕1리새마을회(귀덕1리), 사회적협동조합 컬처마루(아라동), 사회적협동조합 선흘곶(선흘리), 애월교육협동조합 이음(납읍리), 협동조합 모두락(신촌리)이 참여했다. 도교육청의 공모를 통해 선정된 단체다.
이들 단체는 각각 2000만원 내외의 예산을 지원받아 내년 2월까지 수강을 희망하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육사업을 진행한다. 사진 찍기, 지도 그리기, 마을 특산물을 활용한 요리하기 등 주로 마을 이해교육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만들 예정이다.
마을교육공동체사업은 초등학교를 비롯해 중·고교생까지 폭넓은 학생층을 대상으로 한다. 지역 주민이 강사로 활용되며, 교육청은 이들에 대한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단순한 오후 돌봄을 넘어 학생과 주민이 함께 배우고 실천하며 서로 성장의 기회를 나누는 셈이다. 제주교육청은 제주마을교육공동체 실무협의회를 통해 각 마을에서 진행 중인 교육 상황과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제주는 전국에서 맞벌이 부부 비율이 가장 높다. 오후 돌봄을 위한 사교육비 지출이 적지 않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시도별 맞벌이 가구 비중은 제주가 61.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해 제주지역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5만8000원으로 전국 평균(32만1000원)보다는 낮았지만, 전년보다 11.0%포인트(2만6000원) 증가하는 등 사교육비 부담액이 커지고 있다.
고동현 학교혁신담당 교육연구사는 “올해부터 마을교육공동체사업이 첫발을 내딛게 됐다”며 “아이와 학부모가 모두 행복한 교육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