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민주 당권 경쟁… 86그룹 내 친문 인사들 전면 나서나

입력 2020-04-17 04:01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차기 당대표와 원내대표 경쟁 레이스에 관심이 쏠린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의 중진그룹이 한층 두터워진 상황에서 당내 리더십 쟁탈전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선거를 거치며 4~5선 고지에 오른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을 중심으로 경쟁 구도가 짜일 것으로 보인다.

‘단독 180석 확보’ 총선 승리 과업을 달성한 이해찬 대표의 임기는 8월 24일까지다. 차기 당대표를 뽑아야 하는 전당대회까지는 약 4개월 남은 셈이다. 임기 2년의 당대표는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 경선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먼저 민주당에서 ‘선거 투톱’ 역할을 하며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힌 이낙연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대선 주자는 대선 1년 전인 2021년 3월 전 사퇴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임기가 7개월로 제한된다는 문제가 있다. 이 위원장은 당내 여론 등을 고려해 당권 도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0대 국회에서 원내대표를 지낸 4선의 우상호(서울 서대문갑)·우원식(서울 노원을)·홍영표(인천 부평을) 의원과 이인영(서울 구로갑) 현 원내대표도 유력한 당권 도전 후보로 거론된다. 이들은 나란히 3선에서 4선 중진으로 올라서며 특히 우상호·이인영 의원은 대표적인 ‘86그룹’ 인사다. 직전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했던 송영길 의원의 재도전도 유력하다. 설훈(경기 부천을) 최고위원도 당대표 도전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 선대위원장으로서 총선 승리에 일조한 이광재(강원 원주갑) 전 강원지사나 민주당 험지인 PK(부산·경남)에서 생환한 김두관 의원(경남 양산을)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원외에서는 험지에서 고배를 마신 김부겸·김영춘·최재성 의원 등이 정치적 재기를 위해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86그룹 내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이 꼽힌다. 먼저 4선의 김태년(경기 성남수정) 의원과 3선이 되는 전해철(경기 안산상록갑) 의원의 도전이 유력하다. 마찬가지로 3선이 되는 박홍근(서울 중랑을) 의원과 현 사무총장인 윤호중(경기 구리) 의원, 정책위의장인 조정식(경기 시흥을) 의원, 과거 원내대표에 세 차례 도전했던 노웅래(서울 마포갑)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원내대표 선거는 5월 둘째주에 치러질 예정이어서 경쟁이 곧바로 본격화될 예정이다.

당내 세력이 어떻게 재편될지도 관심사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당내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계파 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당장은 친문 진영의 영향력이 더 강해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사실상 문재인정부 중간평가였던 이번 총선에서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성적표를 받았고,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원내에 입성할 것이기 때문이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