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적 거리두기로 ‘확 찐자’가 된 30대 회사원 최윤선(가명)씨는 늦은 주말 오후 이불 밖으로 나왔다. 피트니스센터가 문 닫았다는 핑계로 운동을 멀리하던 그는 급격히 불어난 뱃살을 발견하고 홈트레이닝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켰다. 자세를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온몸이 떨려왔지만 AI(인공지능) 코치에게 몸을 맡긴 채 땀을 쏟아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안에서 AR(가상현실)·VR(가상현실) 홈트레이닝 콘텐츠를 찾는 ‘홈트족’이 늘고 있다.
19일 IT업계에 따르면 KT는 실감미디어 서비스 ‘슈퍼VR’의 헬스 콘텐츠를 확충하고 있다. 기존 서비스가 영화·예능 장르에 치우쳤던 것에서 벗어나 최근 늘어난 ‘홈트족’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함께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KT는 국내 최대 요가센터를 운영하는 젠요가와 VR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인기 강사의 운동법을 4K 화질의 3D VR 콘텐츠로 제작함으로써 젊은 고객들도 사로잡고 있다. 머슬퀸 윤다연이 출연하는 ‘머슬 마니아 홈트레이닝’, 간고등어 코치로 유명한 최성조 트레이너가 알려주는 ‘몸짱 운동법’이 대표 콘텐츠다. KT 관계자는 “몰입감과 생동감을 제공하는 VR의 특성이 홈트레이닝 효과를 한층 더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IPTV 업계 부동의 1위인 KT는 글로벌 모바일 헬스케어 업체인 Noom과 제휴해 ‘기가지니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큰 TV화면을 통해 AI 콘텐츠가 신체부위나 운동 목적에 따라 다양한 운동법을 제시해줌으로써 운동 효과를 높여준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 ‘스마트홈트’ 애플리케이션의 월평균 이용자 수(MAU)가 1월 대비 38% 증가했다.
스마트홈트는 LG유플러스가 카카오 VX와 손잡고 요가, 필라테스, 스트레칭 등 250여편의 운동 콘텐츠를 제공하는 홈트레이닝 전문 서비스다. 카카오는 LG유플러스에만 제공하던 서비스를 이동통신 3사로 확대했다.
카카오는 체계적인 피트니스 커리큘럼에 AI 코칭 기술을 접목했다. 사용자는 ‘AR 자세보기’ 기능을 통해 운동 자세와 각도를 교정할 수 있다. 특히 인기 프로그램인 ‘집 밖은 위험해! 면역력 UP 스트레칭’ ‘10분 순삭 다이어트 댄스’를 찾는 사용자가 배 이상 늘면서 조회 수 3만 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SK텔레콤도 5G VR 콘텐츠로 홈트족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점프 VR’ 앱에서는 유명 방송인 겸 필라테스 강사인 양정원이 모델로 등장하는 ‘VR 피트니스’를 제공하고 있다. 40편에 이르는 ‘양정원의 몸팩토리’ 영상에서는 동작별로 360도 VR 영상이 자세한 설명과 함께 제공된다.
입문 과정부터 난이도가 높은 동작까지 세분화해 단계별로 동작을 ‘마스터’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홈트족 증가와 함께 초보 입문 과정의 조회 수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사용자들이 영상을 여러 번 반복 시청하면서 동작을 익히는 등 운동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