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이 막을 내렸다. 엄중한 민심은 낡은 정치를 쇄신하라고 명령했다. 대한민국 헌법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1조2항)고 명시한다는 점에서 성경이 말하는 ‘위에 있는 권세’(롬 13:1)는 국민이다. 제21대 국회의원들은 이 ‘권세’가 요구하는 초당적 국정 협력, 코로나 위기 타개 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사명이 있다. 한국의 ‘윌리엄 윌버포스’를 꿈꾸는 초선 기독의원 2명의 다짐을 들었다.
김회재(여수을·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16일 “당선증을 받은 오늘은 세월호 6주기”라며 “당시 나라다운 나라가 무엇인지 고민했는데 이제 그 마음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당선인은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장로로, 2013년 안산지청장을 마치고 이듬해 법무연수원으로 옮긴 직후 세월호 사건을 만났다. 안산에 있던 사람으로서 수습을 돕기 위해 안산 교계 지도자들과 동분서주한 경험이 있다.
김 당선인은 “이번 선거운동을 하면서 지역 주민들로부터 제발 싸우지 말고 민생을 살리는 정치를 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들었다”며 “싸우는 정당과 국회가 아니라 서민 중심의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중요한 건 함께 일하는 동역자다. 노예제를 폐지한 영국의 윌버포스처럼 신실한 동역자들이 필요하다”며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사람들이 힘을 합쳐 주님의 공의와 사랑을 실천하며 국민을 위해 헌신한다면 희망을 주는 정치가 가능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 당선인은 제천·군산·안산지청장, 광주지검장을 거쳐 의정부지검장까지 27년 4개월간 검사 생활을 한 뒤 법무법인 ‘정의와 사랑’을 설립했다.
윤미향(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한신대 출신으로 30여년간 시민단체 정의기억연대(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서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인권운동에 매진했다. 정대협은 매춘관광 반대운동을 전개한 한국교회여성연합회가 주도적으로 만들었다.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지낸 윤 당선인은 “할머니들께서 좋아하며 저를 꼭 안아주셨다. 오늘 아침 길원옥 할머니는 ‘일본 정부로부터 사과를 받아주면 원이 없지’라고 말씀하셨다.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진다”면서 “정의기억연대에서 활동하며 느꼈던 한계와 성과들을 잘 점검해 국회에서 꼭 필요한 법을 만들겠다. 저에게 주어진 역할과 사명을 겸손하게 점검하며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이낙연(종로·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교회 집사로서 종로로 이사한 뒤 새문안교회에 출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영등포을·더불어민주당) 당선인도 서울 신길교회(이기용 목사) 집사다. 울산시장을 지낸 김기현(울산남을·미래통합당) 당선인은 울산 대암교회(배광식 목사) 장로로 교계에서는 김진표(수원무·더불어민주당, 수원중앙침례교회 장로) 당선인과 함께 국회조찬기도회 등을 이끌 지도자로 꼽힌다.
소병훈(경기도광주갑·더불어민주당) 변재일(청주시청원·더불어민주당) 성일종(서산시태안·미래통합당) 김태흠(보령시서천·미래통합당) 조해진(밀양시의령함안창녕·미래통합당) 송기헌(원주을·더불어민주당) 당선인 등도 신실한 기독인이다.
황인호 김아영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