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해외주식 투자 ‘최대’… 테슬라·애플 ‘줍줍’

입력 2020-04-17 04:02

올해 1분기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등을 사들이는 데 쓴 외화증권 결제 금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주식 투자 열풍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 투자로도 이어진 셈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올 1분기 예탁원을 통한 외화증권 결제 금액이 665억8000만 달러(약 81조7000억원)로 전 분기 대비 68.2% 늘었다고 16일 밝혔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가장 큰 규모다. 외화주식 결제 금액이 274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4분기보다 162.9% 급증했다. 외화채권 결제 금액도 391억3000만 달러로 34.3% 늘었다.

코로나19 충격에도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가 크게 늘어난 건 ‘동학개미운동’으로 대표되는 저가 매수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전 역대 최고가 행진을 벌이던 미국 주식에 대한 결제 금액이 229억2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전 분기보다 174.82% 늘어난 액수다. 이어 홍콩(25억2000만 달러), 중국(9억8000만 달러), 일본(5억4000만 달러), 유로 지역(1억7000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가장 많이 몰린 종목은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였다. 올 1분기 테슬라 결제금액은 14억7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764.7%나 폭증했다. 미국 테크 기업인 애플(11억5400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10억68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전 분기 1위였던 아마존(10억5100만 달러)은 4위로 내려왔다. 기술주들이 모인 미국 나스닥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상장지수펀드(ETF)는 5위를,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A는 8위를 차지했다. 다만 올 1분기 기준 예탁원을 통한 외화증권 보관금액(관리금액)은 418억7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4.0% 줄었다. 기존 외화증권의 매도가 늘어난 데다 코로나 여파로 주가가 급락해 평가액이 감소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