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중·고교 학생 312만명이 온라인으로 학기를 시작했다. 고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이 대상이다. 일주일 전 개학한 중·고교 3학년을 합치면 전국 400만명이 16일 원격수업에 참여했다. 우려대로 시스템은 원활하지 않았다.
“원격수업 플랫폼 ‘e온라인 학습터’에서 최대 500만명이 뛰어놀 수 있을 것”이라던 교육 당국의 호언장담이 무색해졌다. 최근 며칠 동안 접속이 불안정하더니 2차 온라인 개학 첫날에도 접속 지연과 오류가 반복됐다. 상당수의 학교가 수업을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교사와 학생 간의 쌍방향 수업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플랫폼에 접근해 강의와 과제 등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마저 힘들었다. 당국의 준비 부족이다.
문제는 원격수업이 며칠 하다 말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등교 개학을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개학 후 집단감염이 발생한 싱가포르는 학교가 감염의 온상이 된다는 지적에 2주 만에 다시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 우리도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온라인 개학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루속히 시행착오를 줄여 제대로 된 수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 이후의 대비도 필요하다. 변화가 느렸던 교육 현장에도 원격수업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다.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선거는 끝났다. 이제는 민생에 집중해야 할 때다. 안정적인 온라인 시스템 구축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최고의 IT 국가인 대한민국에는 전문가들이 많다. 민간 전문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원격수업 시스템을 확실하게 갖춰야 한다.
[사설] 답답하고 불안한 2차 온라인 개학
입력 2020-04-17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