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엔 격리 아닌 관광으로 만나요”

입력 2020-04-17 04:04

“이탈리아 교민 여러분! 이젠 격리가 아닌 관광으로 평창에서 다시 만나요.”

16일 오전 10시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더화이트호텔 앞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에서 벗어난 교민을 축하하기 위한 작지만 의미 있는 환송 행사(사진)가 마련됐다. 호텔 앞 도로 곳곳에는 ‘건강하게 퇴소하심을 축하드립니다. 평창에 꼭 한번 놀러 오세요’, ‘이번엔 격리였지만 다음엔 관광으로 봉평에서 만나요’ 등 건강한 모습으로 격리에서 해제된 교민을 응원하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다.

환송 행사는 이용구 봉평면장과 최창선 봉평면번영회장, 김영호 봉평면 이장협의회장과 지역 주민 등 30여명이 함께 했다. 이들은 호텔 입구에서 버스를 타고 귀가하는 교민들에게 반갑게 손을 흔들고, 격려의 박수로 교민들의 귀갓길을 축하했다. 이를 본 교민들 역시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봉평면 사회단체에선 격리를 위해 평창을 찾아온 교민들이 다음번엔 관광으로 평창을 방문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곤드레나물과 메밀 식품 등 지역특산물을 선물로 전달했다. 최창선 봉평면번영회장은 “교민들이 아무 탈 없이 격리 기간을 마치고 귀가하게 돼 주민 모두가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한번 평창을 찾아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격리시설을 떠난 이탈리아 교민은 모두 302명이다. 지난 1일 309명이 입소했지만 격리 기간에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이 생활한 시설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외신기자들의 숙소로 사용했던 곳이다. 그동안 교민들은 1인 1실로 격리돼 호텔 측이 제공하는 도시락 등을 먹으며 2주를 보냈다.

평창군은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을 종식하기 위해 방역 차량을 추가로 배치해 운영하고 소독 물품과 약품을 배부하는 등 철저한 방역작업을 진행했다.

평창=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