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끝나자마자 국내 주요 제조업계가 정부에 유동성 지원을 요청했다.
자동차·철강·기계·조선·석유화학 5개 업종협회는 16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코로나19 대응 산업계 대책회의’에 참석해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한 ‘구원투수’로 나서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올해 2분기에 유동성 위기와 수요 절벽이 예측되자 정부의 선제적 대응과 지원을 주문한 것이다.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운영위원장(전무이사)은 “코로나19로 4월부터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수요 급감 쇼크가 닥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공공기관 차량구매 확대, 취득세·개별소비세 감면, 온라인 거래 활성화 등 통해 내수부터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2분기에 세계 자동차 수요가 7.7% 포인트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상반기 중 36만대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동차산업의 부진은 후방 산업인 철강업계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 이재진 한국철강협회 통상협력실장은 “중국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섰던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지금은 버팀목마저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공공사업을 조기에 추진하고 노후 상수도관과 열 배관 교체 사업을 추가해 달라고 건의했다. 최형기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은 “통상 생산에서 수주까지 3∼12개월이 걸리는 기계산업의 특성상 피해가 가시화된 후 대응하면 시기를 놓친다”며 공공·대학·국책연구소 등이 보유한 노후장비의 조기 교체 등 정부가 공공 발주를 확대해 수요절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선박 제작금융의 만기 연장과 운전자금 공급 등 금융지원을 요청했다. 1분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작년 동기 대비 71.3% 감소한 상태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최근 석유화학산업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코로나19로 수요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나프타 탄력관세 영세율 적용을 건의했다. 석유화학 업종의 핵심 원자재인 나프타 관세비용은 지난해에만 950억원 발생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