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대한전기협회 회장)이 취임한 지 2년을 맞이했지만 당초 목표에서 점점 멀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 수익성 개선, 재생에너지 확대, 사회적 책임 등을 강조했으나 2년이 지난 현재 이같은 계획은 ‘공염불’이 돼가는 상황이다.
이미 한전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로 적자 폭이 확대됐고, 재생에너지 사업도 진척이 없다. 게다가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구축한다고 했으나 해외 석탄발전소 신규 설립과 같은 논란에 부딪치면서 전 세계 환경단체로부터 질타를 받는 상황이다.
◇김종갑 사장 2년차, 역행하는 한전 상황=김종갑 사장이 한국전력의 수장으로 취임한 지 2년이 지났으나 애초 목표했던 것 보다 후퇴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사장은 취임 당시 한전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원가절감과 투자수익성이 절실하다고 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국전력의 지난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1조8101억원)은 김 사장이 취임하기 전 2017년 말(2조3697억원) 당시와 비교해 약 5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수익성을 위한 원가절감은커녕 오히려 원가가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한국전력의 매출원가는 57조7798억원으로 2년 전(52조988억원)보다 10.90% 증가했다. 수익성 지표라고 불리는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마이너스(-3.42%) 비율로 돌아섰다. 한국전력은 2015년 ROE 지표는 22.11%, 2016년 10.19%, 2017년 1.81%였다.
실적 부진에도 임원들의 급여는 2년 전 대비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돼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한국전력 임원(이사·감사 전체)의 1인당 평균 급여는 9800만원으로 2년 전 평균급여(9698만원) 대비 1.05%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자신의 급여를 자진해서 전액 삭감한 월트디즈니랜드 CEO(최고경영자)와 대비된다.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과 관련된 부분에서도 논란은 여전하다. 지난해 실시된 국정감사에서 최인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전은 2018년 4월 이후 추진된 태양광 발전사업(6464건)과 관련해 당시 직원 10명이 차명으로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한 것이 드러났다”고 지적한 바 있다.
상장 기업으로서 주주이익을 제고도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전력의 주가(2020년 4월 14일 기준)는 2만1200원으로 약 2년 전(2018년, 4월 1일) 주가(3만5081원) 대비 39.56% 하락했다.
◇ 환경단체 질타… 친환경 재생에너지 강조 무색=김종갑 사장은 친환경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으나 오히려 해외 등지에서 석탄 사업에 나서면서 환경단체에 질타를 받았다.
실제 그린피스 등 4개 단체가 세계 석탄 발전소 동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세계 석탄발전소의 평균 가동률은 51%였으나 한국은 오히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 발전소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이미 한전이 호주 광산개발 및 투자를 통한 자원 확보를 위해 설립된 한전 호주 현지법인(KEPCO Australia)은 현지 광산개발 사업이 발목을 잡히면서 지난해 약 4652억원의 평가손실을 냈다.
또한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이달 8일 발간한 ‘PLN 위기 : 민자발전사업자들의 고통분담이 필요한 때’ 보고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피엘엔의 재무부담이 늘어나면서 한국전력이 추진 중인 자바 9&10호기 사업도 계획대로 진행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인도네시아 지역에 석탄 개발사업(자와(JAWA) 9·10호기 석탄화력발전소) 추진을 여전히 철회하지 않고 있다. 이 사업의 사업 규모는 3조5000억원에 달하며 수익성 논란에 부딪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국전력 관계자는 “예전에 예타(예비타당성 조사) 진행이 반려됐고, 다시 재정비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수환 쿠키뉴스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