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석 수도권서 민주당 압도… 통합당, 강남권서 체면치레

입력 2020-04-16 04:01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후보가 15일 선거사무소 상황실에서 21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지역구 253석 중 121석이 달린 수도권의 승자는 역시 더불어민주당이었다. 서울과 인천, 경기 대부분에서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4년 전 20대 총선의 수도권 참패 충격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선전을 기대했던 미래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민주당은 49석이 걸린 서울에서 통합당을 압도했다. 대선주자급 대결로 주목을 받았던 서울 종로는 큰 표 차이로 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당선됐다. 출구조사에서도 뒤지는 결과가 나왔던 통합당 황교안 후보는 마지막까지 득표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텃밭인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압도적 우세 분위기를 넓혀 나갔다. 중·성동갑에서는 민주당 홍익표 후보가 진수희 후보를 꺾었고, 중·성동을에서도 민주당 박성준 후보가 통합당 지상욱 후보를 앞섰다. 동대문갑·을에서도 민주당 안규백, 장경태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됐다.

통합당은 강남권에서 겨우 체면치레하는 데 그쳤다. 서초갑 윤희숙, 서초을 박성중, 강남병 유경준 후보가 당선 안정권에 들었다.

주요 격전지는 양당 후보가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했다. 동작을은 민주당 이수진 후보가 나경원 후보를 꺾었다. 송파갑은 통합당 김웅 후보가 상대를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16일 오전 2시 기준 용산은 권영세 후보가, 송파을은 배현진 후보, 광진을은 고민정 후보가 앞섰다.

제21대 총선에서 패배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개표상황실에서 사퇴를 밝힌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59석의 경기도에서도 민주당이 커다란 차이로 우세를 점했다. 보수 정당에 유리한 것으로 여겨졌던 경기 북부와 접경지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앞섰다. 양주 정성호, 파주갑 윤후덕, 의정부갑 오영환 후보 등이 당선이 유력하다. 이외에도 민주당은 수원과 부천, 화성 등에서 우위를 보였다.

통합당은 성남분당갑 김은혜, 동두천연천 김성원, 용인갑 정찬민, 이천 송석준 후보 등이 당선 안정권에 들었다. 탈환을 기대했던 고양에서는 고전했다. 고양을·병·정 모두 민주당 후보가 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유력시됐다.

13석이 달린 인천은 민주당이 10석 이상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4년 전 20대 총선에서 인천은 민주당 7석, 통합당 전신 새누리당 6석(무소속 포함)으로 의석을 나눠 가졌다. 당시 무소속으로 각각 당선됐던 윤상현, 안상수 의원은 동·미추홀을에서 맞붙었고 이번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됐다.

통합당 현역 의원 일부는 국회 재입성에 실패했다. 동·미추홀갑에 출마한 전희경 의원은 민주당 허종식 후보에게 패배했다. 부평갑 정유섭, 서갑 이학재 의원은 각각 민주당 이성만, 김교흥 후보에게 밀렸다.

수도권에서 야당 심판 바람이 강하게 분 데는 선거 막판 통합당의 ‘헛발질’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보다 더 많은 의석을 가져오는 데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4년 전 20대 총선에서 수도권 122석 중 82석을 확보했던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91석 이상 확보를 전망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