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승승장구하는 기업들이 있다. 온라인 쇼핑·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는 아마존, 넷플릭스 등과 같은 언택트(비대면·Untact) 기업들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고, 사람들이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나날이 이어지면서 이러한 기업의 주가가 연일 치솟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많은 산업이 수요 붕괴를 겪는 상황에서 언택트 기업의 수요는 매우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 주가는 14일(현지시간) 5.28% 오른 2283.32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지난달 12일 주당 1676.61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오름세를 이어갔다. 아마존의 경우 미국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적으로 발령한 외출 자제령이 오히려 호재가 됐다. 아마존으로 생활필수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배달 지연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같은 수요 급증으로 아마존은 지난달 중순 선언한 10만명 채용 계획을 달성하고, 앞으로 직원 임금 인상에 5억 달러(약 6000억원) 이상을 지출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의 선두주자 넷플릭스도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주당 4.24% 상승한 413.55달러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주가는 지난달 16일 주당 300달러 밑으로 떨어졌지만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봉쇄령이 호재로 작용하며 반등세가 시작됐다. WSJ와 여론조사 기업 해리스폴이 미국 시청자 1993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0%가 “지난달 넷플릭스 신규 구독을 시작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 가운데 자녀가 있는 사람의 경우 49%가 넷플릭스에 가입했다고 답했다. 현재 넷플릭스의 시가총액은 1814억 달러까지 치솟으며 미국의 최대 케이블방송 업체인 컴캐스트(CMCSA)의 시가총액(1735억 달러)을 넘어섰다.
금융투자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언택트산업 활성화를 여는 계기가 될 거라고 입을 모은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표적 ‘방콕’ 엔터테인먼트인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과 리테일(소매) 산업이 코로나19로 변화의 기폭제를 맞았다”며 “기업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전환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소비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생활용품의 온라인화가 급격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뉴욕 3대 증시도 코로나19 사태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위기 속에 반등세를 이어갔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2.39% 오른 2만3949.76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3.06%, 3.95% 오른 2829.46, 8428.15에 거래를 마쳤다.
양민철 조민아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