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주산지 제주 서귀포시가 스마트농업 도시로 거듭난다.
서귀포시는 농업인구의 고령화와 ‘워라벨’(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청년농들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스마트농업 기반시설을 올해 확대 설치한다고 15일 밝혔다.
스마트 농업이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농장 밖에서 시설 내부 환경을 확인하고 원격으로 상황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적은 인력으로 농장시설을 관리할 수 있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조정해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서귀포시는 올해 스마트농업 시설비 예산을 지난해 3억7300만원보다 7배 이상 늘어난 26억9800만원으로 책정했다. 시설 설치 대상 농가도 지난해 18농가에서 올해 48농가로 대폭 늘어났다. 서귀포시는 스마트농업 시설비 예산을 2017년 5800만원, 2018년 3억원 등으로 매해 확대 편성하고 있다.
감귤 주산지인 서귀포시는 인구 19만241명 중 17%(3만4068명, 2018 통계청)가 농가 인구로 농업 종사자 비율이 높다. 제주시 9.7%(4만8682명/50만1791명)의 두 배에 가깝다.
그러나 서귀포시 17개 읍면동 중 60%에 달하는 10곳이 여성 인구(20~39세) 대비 65세 이상 인구가 많은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되는 등 시 전체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서귀포시는 기반이 갖춰진 시설 농가를 중심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장비 설치를 지원해 큰 투자 없이도 스마트농업을 실현해나가고 있다. 스마트농업의 확대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요시하고 기기를 다루는 데에 능숙한 젊은 청년농들의 기대에도 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윤경 서귀포시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1차 산업과 관련해 농촌인구 감소, 고령화 등의 문제를 거론하며 청년농 육성과 농업 자동화 시설 지원 확대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스마트농업은 농촌 인력 고령화에 따른 일손 부족 해소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워라벨을 꿈꾸는 젊은 청년 농들의 기대에도 부응하며 미래 농업을 준비하는 데 유용한 방안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