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돌봄쿠폰 어디에 써요?” 우왕좌왕

입력 2020-04-16 04:07

보건복지부가 아동수당을 받는 전국 보호자 177만명에게 아동 1인당 40만원의 아동돌봄 포인트를 지난 13일 지급했지만 정작 보호자들은 사용처를 정확히 몰라 우왕좌왕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가 주어진 것은 좋은데, 막상 어디서 사용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것이 상당수 보호자들의 의견이었다. 경남 김해에 사는 직장인 김모(29)씨는 15일 “대형마트에서 못 쓰는 건 알겠는데 하나로마트가 포함되는지는 모르겠다”며 “매번 카드를 긁으면서 확인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토로했다. 김씨는 “장 보기 전에 사용처를 확인하려 국민행복카드 고객센터에 전화했는데 연결이 안됐다”고 덧붙였다.

다른 주부 김모(33)씨는 “동네 하나로마트로 갔는데, 직원도 내용을 모르고 있어 당황했다”며 “정책 시행 전에 더 꼼꼼히 조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39)씨는 “공적 마스크 수량을 애플리케이션에서 확인하는 것처럼 아동돌봄 포인트 사용이 가능한 가게가 표시되도록 조치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인트 사용불가 업종에서 결제가 이뤄지기도 했다. 경기도 안산의 엄모(33)씨는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포인트가 지급된 아이행복 카드로 결제했는데, 돌봄 포인트가 사용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엄씨는 “사용불가 업종에서 쓰면 카드사에서 비용을 청구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미 사용된 포인트는 환불되는 것인지, 아니면 중복으로 결제되는지 안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온라인 쇼핑몰이 사용불가 업종인 것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많다. 서울 마포에 거주하는 박모(32)씨는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코로나19로 생필품 구매의 90%를 온라인으로 결제하는데 포인트를 쓰려면 밖으로 나가야 해 곤란하다”고 말했다.

아동수당을 기준으로 포인트가 지급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세 남아를 키우는 황모(35)씨는 “아이가 집에 있으면서 쌀이 팍팍 줄어드는 게 느껴진다”며 “식비가 2배는 더 드는 것 같은데 아동수당을 받는 가정만 포인트를 지급받는 건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아동돌봄 포인트는 대형마트, 유흥업소, 온라인 쇼핑몰 등 일부 업종 외에 전통시장과 동네마트(하나로마트 포함), 주유소, 병원, 음식점 등에서 쓸 수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취지에 따라 포인트 사용 지역은 광역 지자체 내로 제한되지만 사용기한은 연말까지로 여유가 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