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올 한국경제 -1.2%”… 국제기구 첫 ‘역성장’ 전망

입력 2020-04-15 04:02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가 1.2% 역(逆)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국제 기구가 한국 경제의 역성장 전망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1980년(-1.6%)과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5.1%)뿐이다. 세계 경제성장률도 석 달 전보다 6% 포인트 가까이 내리며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하는 등 코로나19가 전 세계 경제에 직격탄을 날릴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14일 내놓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로 하향 조정했다. IMF는 앞서 지난 1월 내놓은 보고서에서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2%로 예측했었다. 불과 석 달 만에 3.4% 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세계 경제와 관련해서도 “코로나19로 인해 대공황(1929~1939년)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가 예상된다”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0%로 낮췄다. IMF는 지난 1월 세계 경제가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5.9%)과 유럽(-7.5%), 일본(-5.2%) 등 코로나19 앞에 선진국 경제 역시 처참히 무너질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세계 주요국 성장률 하락은 한국 경제에 적신호”라고 말했다.

IMF는 각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인하한 근거로 코로나19가 공급과 생산, 투자 등 다방면에 충격을 줬고 금융시장 충격이 전 세계적으로 퍼졌다는 점을 들었다. 다만 각국의 경기 부양책 영향으로 내년 세계 경제는 5.8%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월 전망치보다 2.4%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한국 경제 역시 내년에는 3.4% 상승할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문제는 IMF의 전망치가 코로나19 조기 종료에 바탕을 뒀다는 점이다. 팬데믹이 하반기에 사라지고,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의 경제적 혼란이 2분기에 끝난다는 전제 하에 나온 것이다. IMF는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조치가 장기화하거나 내년에 코로나19가 재확산할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이 전망치에 비해 올해 3% 포인트, 내년에 8% 포인트까지 더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다만 한국의 성장률 둔화 폭이 다른 선진국보다 작은 것과 관련해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한국의 전방위적 접근과 신속한 경기 대응 정책이 국내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