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며칠내 경제 재개 지침” 속도전… 英·佛은 봉쇄 연장

입력 2020-04-15 04:01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 도중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등장하는 자료 화면을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봉쇄된 경제활동을 언제 재개할 것인가. 요즘 각국 정부가 가장 고심하는 부분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아래 경제 정상화 준비에 속도를 내는 반면 프랑스와 영국, 인도 등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봉쇄 조치를 연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곧 경제활동 재개 지침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개 시점이 다음 달 1일 이전이 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지침과 권고를 꽤 빨리, 며칠 내로 내놓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미국 경제 정상화를 위한 TF를 기획하고 있다며 14일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욕주 등 동부 6개주와 캘리포니아주 등 서부 3개주는 이날 신규 환자 증가세가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경제활동 재개를 위한 계획을 함께 논의할 워킹그룹을 꾸렸다. 최악의 피해를 입은 뉴욕주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도 신규 사망자가 감소했다는 점을 들어 “뉴욕이 정상화 복귀를 위한 여정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감염자와 사망자 수를 기록 중인 미국이 경제 재가동을 서두르는 것은 확산세가 정점을 찍었다는 판단과 함께 경제활동 중단 장기화가 초래할 경제위기 때문이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이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직장, 사업장 폐쇄 장기화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의료 전문가들이 간과하고 있다며 “경제활동 폐쇄는 (미국인들에게) 사망에 이를 수 있을 만큼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프랑스가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시작한 지 28일째인 13일(현지시간) 자가격리 중인 한 시민이 TV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시청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면 프랑스는 전국 이동제한령을 다음 달 11일까지 연장했다. 지난달 17일 발령된 이동제한 조치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는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현재의 조치들을 계속해야 하며 이동제한을 잘 지킬수록 더 많은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총리대행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도 “우리는 아직 바이러스의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며 “현재 적용되고 있는 조치들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인도는 원래 14일 종료 예정이던 국가봉쇄령을 다음 달 3일까지 연장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유럽에서도 스페인이 이날부터 근로자 출근을 재개하는 등 봉쇄 완화를 시작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봉쇄 완화 관련 출구전략 마련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지난 12일 회원국에 보낸 ‘코로나19 출구를 향한 유럽 로드맵’이라는 문건에서 “회원국들은 이동제한 조치를 해제하기 전 주변국과 집행위에 이를 알리고 이들의 견해를 고려해야 한다”며 “공동지침과 운영체계 마련은 필수적이다”고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EU는 봉쇄 조치가 특정 지역에서 단계적으로 이뤄지더라도 일단 이동제한이 해제되면 코로나19 확산은 불가피하다고 충고했다. 또 노인, 기저질환자 등 바이러스 취약 계층과 유증상자의 경우 이동제한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술집과 일반 상점 등 비필수적인 업종의 경제활동 재개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점진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U 집행위는 이 문건을 토대로 이번주 중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기준과 내용을 담은 출구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