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수준 등 국내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과반의 임기 만료일이 임박하면서 후임 인선과 사상 첫 연임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통위원 7명 중 14일 현재 임기 만료를 앞둔 사람은 이일형 조동철 고승범 신인석 위원이다. 2016년 4월 임명된 이들은 모두 엿새 뒤인 오는 20일 4년 임기를 마친다. 후임 인선 결과는 총선 직후인 16일이나 17일 발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차기 금통위원으로 주로 거론되는 인물은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서영경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유광렬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이다.
현 정부 초대 주미 대사를 지낸 조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이다. 2017년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싱크탱크를 운영한 그는 현 정부 출범 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2018년 이주열 총재 연임 전에는 신임 총재로 하마평에 올랐다.
이런 무게감 탓에 조 교수를 차관급인 금통위원으로 앉히긴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있다. 문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 역시 독립성을 요구받는 금통위원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조 교수보다 유력하게 언급되는 인물이 여성이자 한은 출신인 서영경 원장이다. 현 정부의 ‘여성 고위공직자 확대’ 기조를 감안하면 여성 금통위원을 늘릴 수 있다는 게 금융권 예상이다. 현재 여성 금통위원은 은행연합회 추천을 받은 임지원 위원뿐이다.
1988년 한은에 입행한 서 원장은 조사국 과장, 금융경제연구원 연구실장, 국제국 국제연구팀장, 통화정책국 금융시장부장 등을 거쳐 2013년부터 3년간 부총재보를 지냈다. 부총재보 임명 당시 한은 창립 63년 만에 첫 여성 임원이었다.
고위 금융당국자인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유광렬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금융위 몫인 고승범 위원의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다. 한은 조사국장을 지낸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달 초 한은 노동조합이 실시한 금통위원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전례는 없지만 일부 금통위원이 연임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이 총재의 연임도 한은 사상 첫 총재 연임 사례다. 이 총재는 올해 초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과반수가 바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서 한은법이 바뀐 것”이라며 “네 명의 임기 종료가 오는데 그중에 몇 명이 교체될지는 잘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