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대로냐 탈락이냐… 오늘 밤 ‘대선 구도’가 확 바뀐다

입력 2020-04-15 04:05

4·15 총선 결과에 따라 2022년 20대 대선 구도가 달라진다. 이번 총선은 여야 유력 대선주자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 결과에 따라 향후 대권가도에 속도를 낼 기반을 닦을 수 있는가 하면 대선 구도에서 이탈할 수도 있다. 이들의 운명은 15일 밤에 가려진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1위를 줄곧 달려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서울 종로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꺾는다면 곧바로 유력한 대권주자로 당내 입지를 굳힐 전망이다. 이 위원장에겐 단순히 지역구 외에 전체 선거에서 어느 정도의 승리를 거둘지도 중요한 부분이다.

20대 총선에서 험지인 대구 수성갑에 깃발을 꽂은 김부겸 의원은 통합당 주호영 후보와 맞붙는다. 이번에도 험지 승리를 거둔다면 ‘통합형 리더’로서 향후 대권 행보에 힘이 실릴 수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총선 승리 시 대권 도전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김영춘(부산 부산진갑) 김두관(경남 양산을) 의원의 생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총선엔 출마하지 않았지만 깜짝 선거 유세에 나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광폭 행보도 눈에 띈다. 그는 서울 광진을 고민정 후보 등 청와대 출신 친문(친문재인) 후보 유세에 특히 공을 들였다. 총선보다는 그 이후를 대비한 행보라는 시각이 많다.

야권에선 황교안 대표의 당선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다. 황 대표가 ‘종로 대전’에서 승리하고, 통합당이 총선에서 120석 이상 얻을 경우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우뚝 설 수 있다. 반대로 종로에서 패하고, 통합당 역시 처참한 성적표를 받는다면 당대표직을 내놓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 황 대표가 당선되더라도 당이 패한다면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서울 광진을의 통합당 오세훈 후보는 원내 진입 여부에 대권주자로서의 운명이 달렸다. 20대 총선에서 낙선했던 오 후보가 이번에도 정치 신인에게 패한다면 급격한 정치적 위상 추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반면 원내 진입에 성공할 경우 서울시장을 지낸 높은 인지도와 개혁적 보수 이미지로 단숨에 유력 대권주자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생환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황 대표와 오 후보 등 다른 거물들이 낙선하고, 홍 전 대표만 생환할 경우 ‘홍준표의 시간’이 다시 올 수도 있다.

불출마한 유승민 통합당 의원은 자신이 적극 지원한 친유승민계 의원들의 당선 여부가 중요하다. 선거 유세에 적극 나섰던 만큼 지원한 후보들이 당선된다면 유 의원의 당내 존재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의당이 비례대표에서 10석 이상 얻는다면 다시 한번 대권을 노려볼 수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경기 고양갑 수성에 성공하고, 당도 일정 수준 의석을 확보한다면 대권주자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헌 신재희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