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로 빨리 안착할 줄은 몰랐어요. 성공을 확신하긴 했지만요….” 강임준 전북 군산시장은 14일 공공 배달 앱 ‘배달의 명수(배명)’의 인기를 최근 실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시장은 국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민간업체의 횡포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배명’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생각한다”며 “중소도시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 같아 흐뭇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달 13일 군산시가 개발 출시한 음식 배달 앱 ‘배달의 명수’. 이후 한 달 만에 시청 직원들이나 소상공인들 모두 믿지 못할 정도로 놀라운 일들이 연이어 펼쳐졌다.
‘배명’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국내 최대 배달 앱 ‘배달의 민족(배민)’이 수수료를 인상하며 배짱을 내민 뒤 이를 역전시킬 대타로 우뚝 섰다.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군산시의 문을 두드린 지자체만 100여곳에 달한다.
충북 제천시는 ‘배명’을 본보기 삼아 연내 자체 배달 앱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9일 강임준 시장과 업무협약을 했다. 군산시는 기술 자문과 상표 무상 사용을 약속했다. 당시 이 지사는 “‘배달의 명수’라는 공공 배달 앱이 배달 시장 혁신의 새로운 실마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입자도 폭증했다. 첫 주 5138명이던 가입 시민은 한 달 만에 7만1320명으로 14배 증가했다. 전체 시민 26만7000여명 중 27%가 고객이다.
평일 200여건이던 주문 건수는 700건으로 늘었다. 주말과 휴일엔 두 배로 늘어난다. 시민들은 ‘배명’을 통해 1만3100여건을 주문했다. 금액으로 3억1500여만원 어치다.
특히 전체 1000여곳으로 추정되는 음식 배달 가능 업소 가운데 734곳이 가맹점으로 등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말쯤엔 대부분 ‘한 가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 시장은 “‘배명’이 각 지역 상권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도입을 원하는 자치단체에는 적극 도움을 줄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재래시장까지 영역을 넓히고 배달 시스템도 함께 구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군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