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 개막일이 오는 21일 한구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확정된다. KB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진정세가 계속되면 5월 1일 개막도 고려하고 있다. 결국 다음주까지 코로나19 상황이 올 시즌 프로야구의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
KBO는 14일 서울 강남구 캠코양재타워에서 제3차 이사회를 마친 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의 예정된 종료일인 오는 19일 이후 코로나19 확산세를 판단해 21일 이사회에서 정규리그 개막일을 확정키로 했다”며 “그 사이 특이사항이 발생하지 않는 한, 21일부터 1주일간 연습경기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정운찬 KBO 총재와 10개 프로 구단 사장들로 구성된 이사회는 지금까지 실행위원회에서 이뤄진 모의실험과 회의 결과를 놓고 새로운 개막 시점을 논의했다. 실행위는 10개 구단 단장급 논의체로, 모든 의사결정은 이사회에서 이뤄진다. KBO는 앞선 이사회·실행위에서 ‘4월 말, 혹은 5월 초’를 목표로 정규리그 개막 시점을 논의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개막 시점은 사실상 5월 초로 압축됐다.
이사회는 앞서 지난달 11일 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해 같은 달 28일로 예정됐던 개막일을 연기했다. 그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를 포함한 억제 체계가 범사회적으로 이뤄졌고, 현재 국내 코로나19 유행은 진정세로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때 100명을 웃돌았던 국내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 9일부터 30명 안팎으로 감소했다.
KBO는 이 추세가 유지되면 무관중으로나마 5월 1일 개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한국은 지난 12일 무관중 경기로 개막한 대만에 이어 세계 2번째로 프로야구를 시작할 수 있다.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이 지난주 KBO에 중계권을 문의할 만큼 한국프로야구의 개막 논의는 세계 야구계의 주요 관심사다. 다만 KBO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이 예정대로 19일에 종료돼 생활방역체계로 전환돼야 5월 초에 개막할 수 있다는 전제를 두고 있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연장되면 정규리그 개막 시점도 미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KBO는 팀당 144경기씩 편성된 기존의 정규리그 경기 수 유지를 목표로 삼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돼 KBO는 당초 예정됐던 ‘올림픽 브레이크(7월 21일~8월 13일)’ 기간에 정규리그 일정을 편성할 수 있다. 월요일 경기나 더블헤더 편성도 경기 수를 만회할 방법으로 제시돼 있지만, 선수의 경기력을 저해할 수 있어 실행 가능성이 낮게 예상되고 있다.
류 사무총장은 “팀당 144경기를 모두 소화하기 위한 마지노선은 5월 초”라며 “논의된 대로 정규리그를 시작하면 11월 15일 이후에 포스트시즌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중립경기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평소보다 늦은 포스트시즌 일정상 계절의 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돔구장을 택했다는 얘기다.
KBO는 이날 연습경기 일정을 공개했다. 연습경기는 코로나19 진정세가 유지되면 오는 21일 오후 2시 서울 잠실(두산-LG), 인천 문학(키움-SK), 경기도 수원(한화-KT), 광주(삼성-KIA), 경남 창원(롯데-NC)에서 시작돼 27일까지 진행된다. 팀당 4경기씩 모두 20경기로 편성됐다. 연습경기는 관중을 유치하지 않는 대신 TV로 생중계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