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적자에도 출구조사… “무단 인용시 법적 대응”

입력 2020-04-15 04:02
코로나19 여파와 막대한 적자가 맞물린 상황에도 지상파 3사와 한국방송협회가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출구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사진은 2014년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출구조사 모습.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막대한 적자가 맞물린 상황에도 지상파 3사와 한국방송협회가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출구조사를 실시한다. 앞서 출구조사를 포털사이트 등에서 실시간으로 무단인용하면서 무용론이 일기도 했지만, 이에 강경대응 하면서 시청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방송협회와 지상파 3사(KBS·MBC·SBS)가 구성한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는 선거 당일인 1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2300여개 투표소에서 투표자 약 60만명을 대상으로 출구조사를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한국리서치, 코리아리서치, 입소스주식회사 3개 조사기관와 협의해 조사원 약 1만3000명을 선거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투표가 종료되는 오후 6시 15분 지상파 3사에서 동시 공개된다. 당초 6시 정각으로 예정됐지만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없는 자가격리자 투표시간을 감안해 15분 늦췄다.

당초 KEP는 출구조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었다. 지금까지는 경영 적자에도 불구하고 출구조사를 진행해 왔으나, 포털사이트와 타 매체에서 실시간으로 출구조사를 인용 보도하면서 방송사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혜택이 미비했다. 이번 출구조사에는 72억원 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무단 인용을 강경대응 하면서라도 시청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로 했다. 김대영 KEP 위원장은 “지상파 3사가 이번 총선은 출구조사를 하지 말자고 합의했었지만, 시청자의 알 권리라는 공적 서비스를 포기할 수 없었다”며 “출구조사가 선거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아무리 경영이 어렵다고 해도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출구조사의 정확도는 기타 여론조사보다 높다.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에게 직접 묻고 통계를 내기 때문이다. 특히 연령이나 성별 별로 지지율을 분류할 수 있어 표심을 심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EP는 출구조사 결과를 무단 인용할 경우 법적 대응할 계획이다. 포털사이트와 타 매체는 정당별 의석수는 오후 6시 25분 이후, 각 지역구 당선자 예측 결과는 6시 45분 이후에 인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사전투표율(26.69%·1174만여명)이 역대 최고를 기록해 출구조사가 유명무실해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공직선거법상 사전투표일에는 출구조사를 진행할 수 없다. KEP는 “사전투표는 정확도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며 “몇 번의 선거를 거치면서 노하우와 데이터가 쌓인 덕분에 최종 결과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KEP는 선거구 경향성과 후보 평가 등이 담긴 데이터를 여러 분석 툴로 보정할 계획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