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의 포교 수법] 신천지 대응 위한 프로젝트

입력 2020-04-16 00:08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활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돼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면 그들은 다시 새롭게 향상된 방식으로 포교에 나설 게 분명하다. 중국 우한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한창일 때조차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으로 ‘중국을 위해 기도하자’며 기도방을 만들고 포교전략을 짠 게 신천지 신도들이다.

신천지 대처를 위한 체제가 한국교회에 미리 가동돼야 한다. 신천지는 30여만 명에 이르는 신도들을 관리, 통제하기 위해 숨 쉴 틈 없이 바쁘게 만드는 방법을 구사해 왔다. 지금도 어디선가 온라인 예배 체제에 있는 한국교회 신도들을 미혹하는 방법을 연구 중일 게 분명하다.

지금이 기회다. 신천지 추수꾼으로 골머리를 앓은 교회든, 그런 경험이 없는 교회든 마찬가지다. 신천지 추수꾼들을 비롯해 이단 신도들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간으로 삼아보자. 다시 강조하지만, 교회 안에 들어온 추수꾼이 누구인지 특정해서 몰아내긴 어렵다. 교회 분위기를 ‘신천지 추수꾼이 도저히 발붙일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

첫째, 교회 내 이단 신고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이단대응팀’을 신설해 보자. 목회자가 신천지로 인해 한국교회가 겪는 어려움을 성도들과 허심탄회하게 나누고 신천지 대처를 위한 비상체제가 교회에 필요함을 잘 설득한 다음 이단대응팀을 만들면 좋겠다. 이단대응팀에는 이단에 대한 식견이 높을 뿐 아니라 교회 내에서 두루 인정을 받는 인격과 덕망 있는 중직자가 자리해야 한다. 선무당 사람 잡듯 성도들을 상대로 이단 몰이를 하면 이단대응팀은 없느니만 못하다. 실제로 한 대형교회가 교회 내 이단대응팀을 운영했다가 사람들의 ‘눈빛’을 보고 신천지 추수꾼이라고 하는 등 큰 문제를 일으켜 말썽이 된 적도 있다. 이단대응팀이 잘 운영되는 교회로는 서울 연동교회(김주용 목사), 인천 은혜의교회(박정식 목사), 영안교회(양병희 목사) 등이 있다.

둘째, 양질의 이단·사이비 대책 자료를 성도들과 공유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와 더불어 신천지 대처를 위한 책자와 동영상이 매우 많아졌다. 최근 나온 신천지 대책 책자로는 신천지 요한계시록의 허점을 비판한 ‘신천지 백신’(두란노)과 현대종교 편집인 탁지일 교수가 신천지를 비롯한 이단들의 다양한 특성과 문제점을 파악해서 비판한 ‘이단이 알고 싶다’(넥서스크로스)가 있다. 이 외에도 신천지의 급소와 약점만 골라서 깬 ‘신천지 거짓 교리 박살 내는 이만희 실상 교리의 허구’ ‘신천지 대해부’, 신천지 탈퇴자들의 간증을 중심으로 신천지의 사기성을 폭로한 ‘신천지 왜 종교 사기인가?’ 등이 있다.

유튜브 채널로도 좋은 정보와 자료들이 쏟아져 나온다. 추천할 만한 곳은 ‘김충일TV’(안산상록교회·진용식 목사), ‘강림의 사이비 톡톡’(구리초대교회·신현욱 목사), ‘신천지 전문 예안 상담소’(대전 강성호 목사), ‘부산성시화’(권남궤 실장), ‘종말론사무소’(윤재덕 소장), 필자의 ‘한국교회이단정보리소스센터’ 등이다. 이곳에서 제작한 동영상과 자료를 통해 신천지의 실체를 성도들과 공유하면 이단 예방은 물론 대책을 위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셋째, 성도들에게 조직신학과 교회사를 체계적으로 쉽게 가르쳐야 한다. 이 주제를 이단의 미혹을 방지하기 위한 내용과 섞어가며 가르치는 게 이단 예방에 가장 좋다. 우리가 신천지를 통해 분명히 확인한 것 한 가지가 있다. 딱딱한 교리를 싫어하는 성도들도 있지만, 성경에 도대체 어떤 내용이 있고 우리가 믿어야 하는 게 도대체 뭔지 성경을 통해 정확히 확인하고 싶어하는 성도들도 많다는 점이다. 신천지는 완전히 잘못됐지만, 성경공부라는 방법을 통해 30만의 신도들을 만들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신천지에서의 한 달은 교리의 축을 세우는 기간이다. 이때 틀이 잡히면 목사님의 어떤 설교도 그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세뇌가 된다.

교회들도 애초에 성도들이 이단에 대한 기준을 가질 수 있도록 정통교회의 조직신학과 교회사를 체계적으로 재미있게 가르치면서 이단 문제를 섞어 가르친다면 추수꾼을 몰아내는 것은 물론 이단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서 뺏어간 것도 있지만 돌려준 것도 있다. 이단들이 기가 꺾이고 위축된 이때를, 교회가 이단에 제대로 대응하고 바른 교리와 신앙으로 든든히 서는 재정비 기간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정윤석 (한국교회이단정보리소스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