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첫 코로나19 확진자이자 대규모 감염사태의 신호탄으로 여겨지는 31번째 확진자(61세 여성 신천지 신도)가 방역 당국 역학조사 과정에서 허위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씨는 지난 1월 대구·청도를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시는 신천지가 지역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입힌 코로나19 사태를 일으켰음에도 조사에조차 제대로 협조하지 않았다고 보고, 피해정황 조사와 법률 검토를 거쳐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13일 시에 따르면 대구집회소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31번째 확진자는 지난 2월 9·16일 집회에만 참석했다고 진술한 것과 달리 같은 달 5일에도 대구집회소 8·9층에 방문했다. 16일 방문 역시 4층만 갔다고 했었지만, CCTV에는 하루 종일 건물 내 여러 층을 돌아다닌 모습이 찍혀 있었다. 그는 아직도 완치되지 않은 채 확진자 중 가장 오랜 기간 입원 중이다.
시 당국은 또 교주 이씨가 지난 1월 16·17일 각각 대구와 경북 청도에 다녀간 사실도 파악했다. 하지만 영상 촬영분이 짧아 방문 목적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확보한 행정조사 자료에서 신천지가 제출한 명단 속 대구시 거주자 1만459명과 불일치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신도 1877명 명단을 추가 확보했다. 앞서 시는 지난달 12일과 17일 신천지 대구집회소에 대한 행정조사를 실시해 각종 자료를 확보했다. 신천지 신도 명단에서 제외됐던 유년회, 학생회 중 미입교자 211명과 ‘선교교회’(위장시설) 방문자 47명 명단도 추가 확보했으며 신천지 대구집회소가 늦게 제출하거나 공개하지 않은 시설도 추가로 찾아냈다.
대구시는 신도 명단에 대한 의도적인 삭제, 시설명단 일부 미제출로 인한 역학조사 방해, 역학조사 허위진술 등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소상공인들은 ‘대구·경북 신천지 코로나 피해보상 청구 소송인단’을 구성해 신천지 본부와 이만희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할 예정이다. 1차 소송에 10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