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코앞에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과반 달성 여부가 총선 결과를 가르는 기준점으로 부상했다. 얼마 전까지 선전을 다짐했던 야당은 13일 개헌 저지선인 100석 확보도 어렵다며 절박감을 앞세워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고, 하루 전까지 단독 과반을 자신했던 여당은 몸을 한껏 낮추며 겸손 모드를 취했다. 여당은 자칫 오만함으로 비칠 수 있는 분위기를 경계하는 데 주력하고, 야당은 최대 위기라는 프레임을 앞세워 막판 선거전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서울 용산에서 열린 더불어시민당과의 합동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수도권 121곳 가운데 50곳 정도만 안정권으로 들어갔고 나머지 70곳 정도는 박빙 지역으로 남아 있다”며 “박빙 지역에서 우리가 얼마나 얻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0일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이 수도권에서만 90곳 이상의 승리를 예상했던 발언과 온도차가 있다. ‘오만 프레임’에 따른 역풍을 우려해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대외적으로 ‘지역구 130석+α’를 변함없는 목표치로 제시하고 있지만 내심 원내 1당을 넘어 단독 과반 달성을 바라고 있다. 현재 민주당 시·도당의 자체 판세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민주당 후보가 이기는 지역구가 150~160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150석 이상을 확보하면 국회의장은 물론 국회 운영위와 예결위 등 주요 상임위원장 확보가 가능하다. 제1야당의 반대에도 정부 예산안이나 법안 처리를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점에서 문재인정부 집권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대책위원장은 ‘안정 의석’ 확보를 위해 민주당을 지지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극복에 필요한 만큼의 안정적 의석을 달라”고 호소했다.
통합당은 “이대로 가면 개헌 저지선도 위태롭다”며 읍소 전략으로 전환했다. 막판 판세가 불리하다며 위기감을 극대화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것이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주말 자체 여론조사, 판세 분석을 해보니 너무나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차명진 후보의 막말 등 악재가 겹치며 여당의 압승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박 위원장은 “여당이 180석 수준으로 국회를 일방적, 독점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의석을 저지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이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살리고, 이 나라가 특정 세력이 일방적으로 좌지우지하는 나라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국민들이 마지막에 힘을 모아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도 했다.
다만 당 내부적으로는 부산과 충남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지지층이 결집하는 등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는 시각도 나온다. 성동규 여의도연구원장은 “접전 지역이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며 “결국 부동층 표심과 투표율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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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희 김경택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