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올 1분기 국채 발행 규모가 사상 처음 60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불거진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며 재정지출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분기 국고채 등 국채 발행액은 전년 동기보다 29.6% 늘어난 62조4002억원으로 집계됐다.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전 최고액은 지난해 2분기 56조1502억원이었다.
올 1분기 국채 발행액이 급증한 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편성된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영향이 컸다. 11조7000억원 가운데 10조3000억원이 정부가 적자 국채를 발행해 마련한 금액이다. 공공기관이 발행하고 정부가 간접적으로 보증하는 채권인 특수채 발행 규모도 1분기에 28조5058억원으로 5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수채 발행은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 발행물량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공급했는데, 이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금융공사가 MBS 발행물량을 확대한 것이다. 정부가 1차 안심전환대출을 시행했던 2015년 2분기에도 특수채 발행액이 40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올 2분기에도 국채 발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정부가 2차·3차 추경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적자 국채를 추가로 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채 발행 없이 세출 구조조정으로 충당할 수도 있지만 ‘코로나 경기 침체’ 영향으로 세수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