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26.69%를 기록하면서 선거 당일인 15일의 투표율 역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0~11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서는 총 4399만4247명의 선거인 중 1174만2677명이 참여했다. 종전 최고 사전투표율은 2017년 대선 때의 26.06%로, 이번 사전투표율이 0.63% 포인트 높았다. 지역별로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전남 투표율이 35.77%로 가장 높았다. 대구가 23.56%으로 최저였다.
서울의 핵심 격전지는 평균 투표율을 상회했다. 이낙연 황교안 후보가 맞붙는 최대 승부처 종로구는 34.56%를 기록했다. 20대 총선 당시 사전투표율인 14.17%의 2배가 넘는다. 이수진 나경원 후보가 격돌하는 동작을이 포함된 동작구 사전투표율은 29.51%였다. 고민정 오세훈 후보가 맞붙는 광진을이 있는 광진구도 27.87%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인 사전투표율을 둘러싼 셈법은 각각이다. 여야는 높은 사전투표율에 기대를 걸면서도 섣부른 낙관은 경계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2일 “본투표 날 어느 쪽이 많이 참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투표에 많이 참여하게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낙연 위원장도 페이스북에 “15일 본투표에도 많이 참여해주시기 바란다. 저는 끝까지 겸손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미래통합당은 역대 높은 사전투표율이 야당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왔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수도권은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과거 경험으로 봐서 야당에 유리한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에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온 것에 대해 비교적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종로구의 사전투표율이 34.56%로 서울 평균(27.3%)을 훨씬 웃도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다. 대표 격전지에서 지지층이 결집하면 수도권 전체로 분위기가 옮겨갈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분산 투표가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번 총선 투표율이 높게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높은 투표율이 어느 쪽에 유리할지 쉽게 예단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극대화된 진영싸움이 투표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사전투표 직전 통합당의 막말 사태가 불거진 상황에 비춰봤을 때 민주당에 우호적인 표가 몰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여론조사는 적극적인 소수가 과대평가되고 침묵하는 다수가 과소평가된다. 민주당이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5~6일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총선에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94.1%에 달했다.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적극적 투표층은 79.0%나 됐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가현 심희정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