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는 역대 최다인 35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냈다.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용지 길이는 48.1㎝에 달한다. 선택지가 분산될 수밖에 없어 군소 정당들의 원내 진입이 더욱 힘겨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거대 양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은 물론 정의당,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만든 열린민주당, 정당투표용지 가장 윗부분에 이름을 올린 민생당,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도 현재로선 원내 진입이 유력해 보인다. 나머지 29개 정당이 원내 진입에 필요한 최소치인 3% 득표를 놓고 다투고 있다.
군소 정당에 득표율 3%는 넘기 어려운 벽이다. 17대 총선 자유민주연합(2.8%)과 18대 총선 진보신당(2.9%), 20대 총선 기독자유당(2.6%) 등이 간발의 차로 고배를 마셨다. 진보 진영에서 인지도가 높은 녹색당도 20대 총선에서 0.8% 득표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도 군소 정당에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내 진입이 유력한 정당들에 표가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12일 “거대 양당이 주도한 비례정당에다 존재감이 큰 3~4개 정당이 있어 표가 분산된다”며 “정당투표 시 사표를 방지하려는 유권자 성향이 커지기 때문에 군소 정당들에 역대 가장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군소 정당에 스타 정치인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군소 정당에서 인지도가 높은 후보, 눈에 띄는 공약 등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2년 전 대선 때 3.9%를 얻은 권영길 대표 등을 앞세워 13.0%를 득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18대 총선의 창조한국당(3.8%)과 19대의 자유선진당(3.2%)은 각각 대선 후보 출신인 문국현, 이회창 대표를 앞세워 득표율 3%를 넘겼다.
이번 총선에선 우리공화당이 8선의 서청원 의원, 한국경제당이 이은재 의원을 간판으로 내세웠지만 표몰이를 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