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8)의 동료이자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의 주장 해리 케인(27·토트넘·사진)이 이적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2억 파운드(약 3017억원)란 천문학적 이적료가 언급되는 가운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스페인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가 행선지로 언급되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2일(한국시간)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케인을 맨유로 팔기 위해 네이마르가 바르셀로나에서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하면서 기록한 최고 이적료(1억9800만 파운드)를 넘는 2억 파운드를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케인의 이적설에 불을 붙인 건 케인 본인이다. 그는 지난달 말 영국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나는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며 “영원히 이곳에 머물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팀이 어떻게 발전하는지에 달려있다”고 밝힌 바 있다.
케인은 2015-16시즌(25골)과 2016-17시즌(29골) 득점왕을 차지한 EPL 대표 스트라이커지만 토트넘에선 우승컵과 인연이 없었다. 지난 시즌 팀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문턱에서 리버풀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올 시즌에도 EPL 8위란 저조한 성적을 거두며 컵대회에서 모두 탈락해 우승 가능성이 없다. 케인은 이런 답답한 사정에 이적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케인의 독단적인 인터뷰에 레비 회장의 인내심도 바닥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토트넘의 재정 위기도 한 몫 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토트넘은 새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신축하면서 6억8700만 파운드(약 9605억원)를 빚진 데다 8300만 파운드(약 1251억원)의 밀린 이적료까지 지출해야 한다. 리그 연기로 중계권료와 스폰서십 수익에 손해를 볼 상황에 최근 550명의 직원 중 40%를 해고하고 남은 직원의 급여도 80%나 삭감했다. 케인 매각은 이런 토트넘의 위기를 넘길 묘수가 된다.
맨유가 코로나19 여파에도 투자 여유를 지닌 빅클럽이란 점도 이적 가능성을 높인다. 맨유는 올 시즌 내내 최전방 공격수 부재로 공격력에 큰 문제를 겪었다. 맨유 이적의 변수는 레알이다. 12일 스페인 문도 데보르티보에 따르면 최전방 공격수가 필요한 레알은 토트넘의 옛 스타 가레스 베일(31)에 하메스 로드리게스(29)와 현금까지 묶어 케인과 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