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헌신과 사랑으로 공동체와 함께 나눈 부활절 예배

입력 2020-04-13 04:01
기독교계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부활절 예배를 올렸다.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집회를 최소화하고 온라인 예배로 대체했다. 그렇지만 참여하는 신도들의 믿음은 강건했고, 고난 중에 전한 예수 부활의 메시지는 더 울림이 컸다. 70개 교단이 주최한 올해 부활절연합예배는 100여명만 참석한 가운데 새문안교회에서 드려졌다. 1947년 시작된 부활절연합예배는 6·25전쟁 중에도 멈추지 않았다. 예배에 참석한 교계 지도자들은 ‘2020 한국교회 부활절 선언문’을 발표했다. 한국교회가 코로나19로 인해 두려워하는 이들의 마음을 감싸 안고 이웃과 함께 부활의 소망을 나누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많은 개별 교회가 현장예배를 자제했고, 여의도순복음교회 등은 예배 규모를 최소화한 가운데 방역수칙을 준수했다. 온누리교회는 야외에서 차에 탄 채 예배하는‘드라이브인 예배’를 진행했다. 새에덴교회는 달걀 4만개를 어려운 계층과 나눴다. 부활주일 헌금으로 전통시장에서 물품을 사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공감 소비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간 각 교회가 보여준 코로나19 대응은 공동체 의식에 기반을 둔 헌신이었다. 신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믿음을 공유하는 것은 기독인이 받는 은혜지만 공동체의 안전을 우선 고려한 것이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실천하는 일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부활의 믿음으로 큰 사랑을 실천한 한국 교회와 신도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글을 올려 이런 노고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코로나19 사태는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계는 긴 터널이 끝날 때까지 더 인내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공동체 내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