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연기된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상 개최여부가 안갯속에 빠졌다. 영화제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진정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전북 전주시와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올해로 21번째 잔치를 맞이하는 전주국제영화제는 당초 4월30일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5월 28일∼6월 6일로 연기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제를 강행할 경우 시민과 관객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에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전주시와 집행위원회는 일단 ‘재연기’ 계획을 접었다. 하반기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EBS국제다큐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등 다양한 국내 영화제들이 열려 일정이 겹친다. 또 출품작 대부분이 하반기 극장 개봉을 예고해 이미 편성한 프로그램을 다시 손봐야 한다. 7월말과 8월초를 차후책으로 살폈지만 극장 대관도 쉽지 않다. 영화제 스태프들의 채용 문제도 숙제다.
전주시와 집행위원회는 당초 계획대로 개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온라인 상영 등을 위한 제반 과정도 살피고 있다.
집행위원회는 극장 상영시 사회적 거리 두기 원칙에 따라 좌석을 배치하는 방법을 구상 중이다. 현장 진행이 가능하다면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주돔’에 600명만 입장시키고 별도의 방역대책을 세울 계획이다. 해외 영화감독들과 만남은 온라인으로 주선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영화제 개최여부는 이달 중 열리는 이사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장성호 사무처장은 “모든 일정이 유동적이지만 전주시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개최여부를 결정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