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에서 새로운 수업을 시작한 교사들 중에는 걱정과 아쉬움을 표시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자체적으로 제작한 콘텐츠가 학생들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어떡하나, 학생들이 익숙하지 않은 플랫폼 탓에 혼란스럽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서울 마포구 서울여고의 송원석 연구부장은 9일 “고교생들은 스튜디오에서 조명과 음향을 전문적으로 갖춰 찍은 인터넷 강의를 많이 접한 세대”라며 “일반 교실에서 열악한 장비로 촬영하다 보니 영상의 품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송 부장은 “등교 수업보다 전달 효과가 많이 부족할 것”이라며 “더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고, 교사 주도 강의와 학생의 활동 비율을 조정하는 등의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플랫폼 자체의 한계도 아쉬웠다. 경기도 안산의 고교 국어 교사 B씨는 ‘EBS 온라인 클래스’가 1시간가량 접속이 지연됐을 당시 “학생들이 ‘접속이 안 된다’는 연락을 해왔다”고 말했다. B씨는 “수많은 학생이 동시에 접속했다고 하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이날 오전 취재진이 찾은 서울여고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일어났다. 실시간 쌍방향으로 진행한 조회가 끝날 때까지 일부 학생이 접속하지 않아 담임교사가 유선으로 연락을 했다. 영상 소리가 학생들에게 들리지 않아 교사가 구두로 내용을 설명해주기도 했다. 마이크 작동 오류, 오디오가 맞물려 나는 소음 때문에 잠시 출석 확인을 멈춘 경우도 확인됐다. 다음 주 수업에 사용할 영상 업로드가 2, 3시간 후에도 완료되지 않아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그럼에도 교사들의 의견은 대체로 “걱정만큼 나쁘진 않았다”는 쪽으로 모였다. 문제는 분명 있지만 아예 수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은 피했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고교에서 3학년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A씨(30)는 “‘구글 클래스룸’을 이용해 단방향 수업을 진행했는데 기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생각 이상으로 평화로웠다”고 평했다. 경기도 성남에 있는 성남외고 중국어 교사 나현선(52)씨는 “아이들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 그런지 금방 적응하더라”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