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8일새 감염 68%가 무증상… ‘침묵의 바이러스 운반자’ 빨간불

입력 2020-04-10 04:10
중국 우한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 신화연합뉴스

최근 8일간 중국 내에서 보고된 코로나19 환자 중 3분의 2가 무증상 감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짧은 기간의 데이터라서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침묵의 운반자’로 불리는 무증상 감염자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집계 결과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7일까지 8일 동안 보고된 신규 감염자 885명 가운데 68%인 601명이 발열, 기침 등 코로나19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였다. 무증상 감염자 601명 중 279명은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에서 보고됐다. 지난 7일에만 해도 중국 본토에서 코로나19 환자가 199명 발생했는데 무증상자가 137명으로 유증상자보다 더 많았다. 홍콩에서도 지난 7일까지 집계된 936명의 확진자 중 16%인 155명이 무증상 감염자였다.

홍콩대 레오푼 교수는 “(짧은 기간의 데이터로)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면서도 “무증상 환자라도 코로나19를 전염시킬 수 있는 데다 코로나19가 여전히 중국 내에서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여서 무증상 감염자들에 대한 격리와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한대 중난병원 양중 교수도 “우한에서만 1만~2만명의 무증상 감염자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무증상 감염자도 결국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조사팀은 지난 2월 말 중국 방문 후 발표한 보고서에서 무증상 감염자의 비율이 1∼3%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주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무증상 감염자 비율이 최대 25%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