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쉽게 피로를 느끼고 졸음이 쏟아진다. 더러 우울감과 무기력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춘곤증’은 보편적으로 관찰되지만 질병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춘곤증은 계절 변화에 따른 생체리듬의 변동으로 발생한다. 봄이 되면 겨울에 비해 일조시간이 길어져 활동량도 늘어난다. 활동이 늘면 우리 몸이 여기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피로도가 높아진다. 회복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졸음이 찾아오는 것. 심리 상태의 변화도 춘곤증과 관련이 깊다. 학생들에게 봄은 새 학기 학업·교우관계 스트레스가 과중되는 시기다. 직장인들은 인사·승진 발표로 심리적 압박을 느끼기도 한다. 이 같은 긴장감 때문에 정서적으로 침체된 사람들은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게 되는 것이다. 또 수면 시간이 길어져도 깊은 잠에 들지 못하기 때문에 기상 시 개운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렇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춘곤증은 3주 이상 지속되지 않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강한 증상을 동반하지도 않는다. 증가한 활동량과 변화한 주변 환경에 몸과 마음이 적응하게 되면 춘곤증은 저절로 사라진다.
춘곤증이 찾아왔다고 해서 피로회복제나 고카페인 음료를 남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박훈기 한양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피로회복제는 급성 피로를 풀어 줄 목적의 포도당·비타민·각성제 등이 함유돼 있는데 피로를 잠깐 완화시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춘곤증 극복법은 운동·규칙적 수면·식단조절 등이다. 박 교수는 “평소에 운동량이 적었던 사람은 천천히 걷는 운동부터 시작해 1주 간격으로 걷는 속도·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매일 같은 시간에 잠들고 기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수면 부족을 느낀다면, 점심시간 휴게실에서 잠시 낮잠을 자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해 비타민을 보충한다면 나른함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고단백·저탄수화물 식단이 피로 감소에 효과적이다”고 조언했다.
한성주 쿠키뉴스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