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 왔는데요”… 곳곳 실랑이

입력 2020-04-12 20:51
코로나19 사태로 일선 의료기관들이 ‘면회 중단’에 나선 가운데 이 사실을 모르고 병문안을 온 방문객들로 병원 출입문 앞 실랑이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최근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 의료기관을 비롯해 지역 주요 병원들은 ‘입원 환자당 보호자 1인’에 한해 면회 제한을 두고 있다. 당초 병원들은 평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만 일반 방문객의 면회를 허용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진 지난 1월 중순부터 차례로 면회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여전히 병문안을 위해 병원에 방문했다 발걸음을 돌리는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 한 대학병원 출입구에서 방문객 관리 업무를 하는 병원 관계자 A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방문객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는데 이따금 삼삼오오 병문안을 오는 사람들이 있어 면회가 안 된다며 되돌려 보내는 일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다른 병원 관계자 B씨도 “병문안을 올 때 환자를 위해 무겁게 음식을 싸오는 문화가 있지 않나. 힘들게 이것저것 준비했는데 병원 출입이 아예 불가능하다고 하면 당황하는 분들이 많다. 입원 환자가 거동이 가능한 경우 병원 출입구 앞에서 병문안객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데, 환자 분이 아예 거동이 안 되고 보호자 출입증도 없는 경우에는 병원에 왔더라도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병문안 관련한 기준을 제시하고, 대국민 홍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병원별로 병문안 제한 기준이 달라 환자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입원 환자당 보호자 1명’ 면회 제한은 병원 자체 조치다. 주요 병원 중에도 임종 환자 가족에는 병문안을 허용하는 곳도 있는 등 기준의 세부 내용도 병원마다 제각각인 상황. 별도의 기준을 적용하는 병원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위기소통팀 관계자는 “입원환자당 보호자 1인 제한 등 구체적인 방법은 의료기관들이 결정한 것”이라며 “보건복지부는 따로 지침을 내릴 계획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

전미옥 쿠키뉴스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