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내려졌던 봉쇄령이 8일 0시에 해제된다. 지난 1월 23일 전격 발령된 도시봉쇄령으로 갇혀 지낸 우한시민들은 76일 만에 열차와 항공기 등을 이용해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는 자유를 회복했다.
7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우한시는 봉쇄 해제를 앞두고 시내 주택단지의 98.4%인 총 6988개 단지에 대해 ‘코로나19 프리’ 지위를 부여하는 등 사실상 전면적인 정상화를 선언했다.
시민들은 봉쇄 조치 해제 이후에도 버스, 선박,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어 신분 확인을 하고, 일종의 건강확인증인 ‘그린코드’를 제시해야 한다. 또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주시설 출입 시 체온 검사를 하는 등 기본적인 방역 조치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최근 무증상 감염자가 확인된 일부 지역은 여전히 폐쇄식 관리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우한에서는 총 2571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했다. 중국 전체 사망자 3331명의 약 70%에 해당하는 수치다. 우한의 코로나19 확진자도 5만건을 넘어 중국 전체 환자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코로나19 발병 당시 우한에는 상주인구 1100만명을 포함해 1400만명가량이 생활하고 있었으나 봉쇄령이 내려지기 직전 500만명가량이 도시를 빠져나갔다. 그리고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고향을 찾았다가 발이 묶인 사람들을 포함해 900만명가량이 도시봉쇄 속에서 2개월 반 동안 사실상 집 안에 갇혀 지냈다.
코로나19 감염이 극심했던 우한의 봉쇄가 풀리면서 중국은 사실상 바이러스전쟁의 승리를 선언하는 셈이지만 봉쇄 해제로 감염이 다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자뿐 아니라 그동안 중국 공식 통계에 빠져 있던 무증상 감염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공식 통계에서 4만3000여명에 달하는 무증상 환자가 빠져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