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다크호스 ‘배달의 명수’… ‘배민’ 독과점 논란 속 대안 급부상

입력 2020-04-07 04:05

“다른 배달 앱에 비해 전혀 불편함이 없다. 군산사랑상품권으로 사용할 수 있다. 주문할 때부터 군산을 느낄 수 있다.”

전북 군산시 사이버기자단 윤모씨가 최근 시 공식 블로그에 쓴 글이다. 그는 “음식이 종류별로 잘 정리되어 있고 주문 가능 상점에 배달료, 배달 시간, 거리와 사진정보도 한 눈에 볼 수 있어 좋았다. 이벤트까지 풍성하다”고 적었다.

‘배달의 명수.’ 군산시가 지난 달 13일 전국 지자체 최초로 시행한 공공 배달 앱 ‘배달의 명수(배명·사진)’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군산상고의 명성인 ‘역전의 명수’를 따온 ‘배달의 명수’는 출시 한 달도 안 됐지만 가입점이 6일 현재 2만3549곳을 기록했다. 이용자 수는 첫 일요일 242여건이었으나, 지난 5일엔 531건으로 119%가 늘었다.

배명의 최대 장점은 가입비와 광고료가 없다는 것이다. 배달 수수료는 업체와 고객이 전액 내거나 반반씩 낸다. 시는 가맹점들이 월 평균 25만 원 정도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8% 할인 구입한 군산사랑상품권(모바일상품권 포함)도 사용할 수 있어 소비자들은 혜택을 받는 셈이다.

‘배명’은 국내 최대 배달 앱 ‘배달의 민족(배민)’의 독과점 상황을 한방에 역전시킬 대타로도 떠올랐다. ‘배명’을 모델삼아 많은 지자체들이 자체 배달 앱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군산에서 시행 중인 배달의 명수처럼 공공 앱을 개발하는 등 지금 당장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 같은 성과는 ‘4000억원대 지역사랑상품권’ 소통에 이어 군산시의 모범적인 지역경제 살리기 노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종혁 군산시 소상공인지원과장은 “(배명이) 기대보다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전국 지자체에서 문의 전화나 직접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며 “더 많은 혜택을 내놓는다면 민간 배달앱이 지배하는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