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NFL) 뉴올리언스 세인츠의 전설적 ‘플레이스 키커’ 톰 뎀프시(73)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손발가락 일부를 갖지 못하고 태어난 신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선수 시절에 최고의 키커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코로나19로 폐쇄된 노인요양원에서 쓸쓸하게 세상을 떠났다. 그의 외로운 죽음을 놓고 미국 체육계는 깊은 슬픔에 빠졌다.
뉴올리언스는 6일(한국시간) 성명을 내고 “뎀프시가 전날 7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선수단·프런트를 포함한 뉴올리언스 가족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라며 “뎀프시는 병마와 용감하게 맞서 싸우면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고 애도했다. 미국 루이지애나주 지역매체 뉴올리언스 애드버킷은 “뎀프시의 건강 상태가 지난 26일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부터 악화됐다.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뎀프시는 오른쪽 손가락 4개와 오른쪽 엄지발가락을 갖지 못하고 태어났다. 이런 한계를 안고도 1969년 뉴올리언스에 입단, NFL에서 11시즌을 활약했다. 공을 땅에 고정하고 차는 포지션인 플레이스 키커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70년 11월 8일 디트로이트 라이온스를 상대로 기록한 63야드(57.6m)짜리 필드골은 43년간 최장 거리 득점으로 기록됐다. 2013년이 돼서야 디트로이트 플레이스 키커 맷 프레이터(64야드)에 의해 1야드가 경신됐다.
뎀프시는 2012년부터 알츠하이머를 앓으면서 뉴올리언스 소재 노인요양원 램베스 하우스에서 생활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최근 외부와 접촉이 제한된 곳이다. 뉴올리언스 애드버킷은 “유족이 요양원의 출입 제한으로 뎀프시의 임종을 곁에서 지키지 못해 더 깊은 슬픔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NFL은 물론 미국 프로야구(MLB)·프로농구(NBA)를 포함한 다른 종목에서도 선수·인사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뎀프시와 동시대에 활약했던 전설의 리시버 해럴드 카마이클은 “뎀프시는 유쾌한 이야기꾼이었다. 영면하라, 친구여”라고 SNS에 적어 추모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