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 ‘영웅’ ‘모가디슈’… 코로나 잡고 여름 달구나

입력 2020-04-07 04:0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극장가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기대작들의 구체적인 개봉 시기가 하나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어 영화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텐트폴(성수기 대작) 영화들은 여름에 차례로 개봉하고, 할리우드 대작들은 하반기부터 관객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올여름 개봉이 확정된 대표적인 한국영화는 연상호 감독의 ‘반도’다. 좀비물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연 감독의 ‘부산행’(2016)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이다. 폐허가 된 땅에서 벌어지는 좀비와의 사투를 그린 영화로 강동원 이정현이 주연을 맡았다.

CJ엔터테인먼트는 동명 뮤지컬을 스크린에 옮긴 ‘영웅’을 여름에 선보인다.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안중근 의사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해운대’ ‘국제시장’으로 ‘쌍천만’ 흥행을 일군 윤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뮤지컬에서처럼 정성화가 안중근 역을 연기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모가디슈’도 기대작 중 하나다. 1990년대 소말리아 내전 당시, 소말리아에 고립된 남북 대사관 공관원들의 탈출 과정을 그린다.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가 출연한다. 신생 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가 선보이는 ‘승리호’도 주목할 만하다. 제작비 240억원이 투입된 공상과학(SF) 영화로 송중기와 김태리가 캐스팅됐다.

할리우드 대작들은 여름 이후에나 만나볼 수 있을 듯하다. 디즈니 마블 스튜디오는 ‘블랙 위도우’ 개봉 일정을 5월에서 11월로 연기했고, 배우 마동석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은 ‘더 이터널스’ 개봉도 11월에서 내년 2월로 미뤄졌다.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각각 9월, 12월에 개봉한다.

파라마운트 픽처스도 6월 선보일 예정이던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매버릭’ 개봉 시기를 12월로 연기했다. 해외 기대작 가운데 올여름 한국영화와 맞붙는 작품은 디즈니의 중국 여성 히어로 실사영화인 ‘뮬란’ 정도다. 이 작품은 7월 24일 개봉해 한국 대작들과 경쟁한다.

하지만 이들 영화의 개봉 시기도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국내 대형 배급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배급 시기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