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 버스킹도 온라인으로… SNS로 예배·토크쇼 진행

입력 2020-04-07 00:07
버스킹 찬양 사역자 강한별씨가 지난달 28일 온라인 버스킹을 하며 찬양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거리의 노랫소리는 멈췄지만, 사역은 계속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버스킹을 할 수 없게 된 찬양 버스커들이 온라인으로 사역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온라인 버스킹으로 찬양 사역을 이어가거나 직접 경험한 온라인예배법을 공유하며 콘텐츠 제작에 주력한다.

경기도 광명 철산로데오거리에서 버스킹 예배를 하던 강한별(27)씨는 지난달 21일부터 온라인 버스킹을 하고 있다. 4년 가까이 매주 토요일 거리에서 예배를 드려왔지만, 로데오거리에 붙은 버스킹 금지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상심 대신 기도로 답을 찾았다. 거리였던 무대는 그의 집으로 바뀌었고, 두 발로 찾아왔던 성도들은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강씨의 예배를 찾았다. 유튜브에 올라온 온라인 버스킹 영상은 6일 기준 1만 900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찬양사역자 5팀이 모여 지난해부터 매주 주일 서울 이태원에서 버스킹을 하던 워스킹(워십+버스킹)팀은 SNS로 실시간 버스킹 방송을 하는 동시에 ‘미디어 워스킹’이라는 이름의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워스킹을 기획한 워십퍼스의 이이사야(31)씨는 “워스킹은 워십과 버스킹의 합성어인 동시에 가치(worth)와 왕(king)의 합성어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뜻”이라며 “버스킹에 한정하지 않고 온라인에서도 활발하게 문화 사역을 해 기독교 문화도 충분히 멋지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찬석 이음교회 목사가 온라인예배법을 유튜브 라이브로 설명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버스킹 대신 온라인사역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다. 3년간 매일 ‘등굣길 버스킹’을 해온 정찬석 이음교회 목사는 최근 온라인예배법, 목회자와 함께하는 토크쇼 등을 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만 갖고 2월 23일 선제적으로 온라인예배를 시작한 정 목사는 주변 목회자들로부터 방법을 알려달라는 요청이 있어 영상을 만들었다.

그는 “지역교회 목사로서 먼저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긴 시간 해오던 버스킹을 멈추는 게 아쉽긴 했지만, 온라인으로 새로운 사역에 도전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가 그동안 사역을 돌아보고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강씨는 “그동안 장소와 시간에 지나치게 의지하면서 예배를 드려온 건 아닌지 스스로를 점검했다”며 “하나님이 출애굽 광야에서 구름기둥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셨듯이 여건에 좌우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가는 것이 예배라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정 목사는 어린이 대상 기독교 콘텐츠와 온라인 버스킹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유튜브에 올라온 기독교 콘텐츠 중에는 이단이 만든 것도 많다”며 “온라인 사역을 준비하고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 지금, 양질의 온라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힘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