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데이터·클라우드 통한 新민관협력 모델

입력 2020-04-07 04:08

9일이면 공적 마스크 판매 5부제가 시행된 지 한 달이 된다. 근처 어떤 약국에 마스크가 남아 있는지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확인하는 게 익숙해지고 있다. 지난달 11일 이전에는 약국, 우체국, 농협 하나로마트 등 판매처의 공적 마스크 재고 현황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약국을 찾아다니거나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국민의 어려움이 많았다.

정부는 마스크 앱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지난달 4일부터 1주일간 시민개발자, 스타트업, 포털, 정보기술(IT) 대기업, 약사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보화진흥원 등과 문제를 서로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고자 머리를 맞댔다. 그 결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시스템에 약국 등 2만5000여 판매처의 마스크 재고 현황 데이터를 10일 오후 7시부터 순차 개방할 수 있었으며, 기업들은 데이터를 활용해 다음 날인 11일부터 공적 마스크 재고 현황을 알 수 있는 앱 또는 웹 서비스를 개시했다.

현재 네이버·카카오를 비롯해 굿닥·똑닥 등 150여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고, 지자체 20여곳에서도 공개된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하고 있다. 3월 말까지 6억7000만건의 데이터가 제공됐다. 다행히 일선 약국에서 마스크 구입을 위한 줄서기와 문의 전화가 감소해 업무 부담이 줄고 있다는 고마운 소식도 들린다. 앱 서비스 논의부터 서비스 개시까지 1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가능했던 것은 첫째 약사, 개발자, 스타트업, 포털, 클라우드 기업 등 모든 이해 관계자가 참여해 역할을 분담했기 때문이다. 둘째, 서비스 개발과 시스템 구축은 민간에 맡기고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한 데이터 제공에 집중했으며 셋째, 무엇보다 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개발자들이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발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번 마스크 앱 서비스를 통해 가능성과 효과를 확인한 민관 협력 모델을 앞으로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확산해 나가고, 나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 나가야겠다.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합심하는 높은 시민의식과 기업문화를 통해 코로나19 이전의 대한민국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