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에 쏠리는 눈… 한국경제 ‘마이너스 성장’ 가늠자로

입력 2020-04-06 04:01

이달 중 발표될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前) 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문제는 연간 성장률이다. 정부로서도 경제심리 면에서라도 외환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성적표는 부담스럽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2분기 성적표가 중요하다. 2분기에 경제가 반등하느냐 여부가 올해 전체 농사를 좌우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해외 경제분석기관들은 대체로 2분기에도 한국 경제가 역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한국 경제가 올해 1~2분기 각각 -1.3%, -0.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IHS이코노믹스와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 역시 한국 경제가 2분기 연속 뒷걸음질할 것으로 내다봤다. IHS는 -0.9%(1분기), -0.7%(2분기)로 전망했고 피치는 아예 -0.3%(1분기), -3.0%(2분기)로 2분기 감소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비관적 시각을 내비쳤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도 “한국 경제가 2분기에 경기 침체에 들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한국 경제가 높은 수출 의존도로 세계 수요 감소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을 깔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한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6.7%까지 낮췄고,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도 -3.0%로 전망했다.

반면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2020년 경제전망’에서 2분기 안에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다는 전제하에 한국의 올해 연간 성장률이 1.6%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예정처는 “코로나19가 상반기 중 진정된다면 하반기에는 전 분기 대비 1%를 넘는 빠른 회복이 가능하지만, 장기화할 경우 연간 성장률은 더욱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한국이 연간 1.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5일 “기관별 성장률 전망치 편차는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최근 한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 2분기에는 한국 경제가 반등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내 소비도 1분기보다는 회복될 것으로 보이고, 수출뿐 아니라 수입까지 감소하기에 수출 타격이 성장률에 주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성장률 분기별 전망치가 전 분기를 기준으로 하는 만큼 1분기 성장률이 크게 하락하면 그에 대한 기저효과로 2분기 역성장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