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신규 투자계획 철회에 따른 위기를 경영쇄신 작업을 통해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선 지속적인 적자에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금줄까지 막히면서 쌍용차가 다시 한번 존폐의 기로에 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쌍용차는 5일 “코로나19의 팬데믹에 따른 전 세계적 경기위축으로 마힌드라 그룹의 신규 자금지원 차질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래경쟁력 확보와 고용안정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경영쇄신 작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신규 자금조달을 위해 비핵심 자산 매각 등 현금 확보 방안을 실행해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마힌드라 그룹은 지난 3일 “쌍용차에 신규 자본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쌍용차에 자금을 마련할 대안을 찾을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마힌드라는 쌍용차의 사업 운영 연속성을 위해 향후 3개월 동안 최대 400억원의 일회성 특별 자금만 투입하기로 했다.
당초 마힌드라는 쌍용차의 요청에 따라 향후 3년간 경영 정상화에 필요한 5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2300억원을 마힌드라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산업은행이 조달하는 방안을 두고 협상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생산중단 등 위기가 닥치면서 이를 철회했다.
쌍용차의 경영 상황은 좋지 않다. 마힌드라에 인수된 2011년 이후 한 해(2016년)만 빼놓고 모두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 판매량은 2만4100대로 지난해 동기(3만4900대) 대비 30.7%나 줄었다. 1999년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에 착수했던 쌍용차는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됐다. 그러나 경기 악화 등으로 상하이차는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고, 쌍용차는 2009년 법정관리를 거쳐 2년 뒤 마힌드라에 인수됐다. 이런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는 것이다.
쌍용차는 불거진 마힌드라의 철수 의혹에 대해 “(마힌드라가) 400억원의 신규 자금과 신규 투자 유치를 통한 재원 확보 등을 통해서 계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자본적 지출과 비용을 절감하고, 자금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당장 대출 만기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오는 7월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금 900억원의 만기가 다가온다. 이를 연장하지 못하거나 신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경영 정상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