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여 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뜬 전 미국 남자프로농구 NBA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당시 41)가 농구 명예의전당에 헌액된다. ‘포스트 마이클 조던’ 시대를 장식한 세계적 농구스타에게 다시 한 번 추모와 찬사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4일(현지시간) 브라이언트와 팀 던컨, 케빈 가넷 등 8명이 올해 농구 명예의전당 헌액자로 최종선정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8월 29일 미 매사추세츠주 스프링필드에 위치한 명예의전당에 정식 등록된다. 한국 여자프로농구 WKBL에서 뛰었던 타미카 캐칭(40)도 미 여자프로농구 WNBA 활약과 미국 대표팀의 올림픽 4연패를 이끈 공로로 명단에 올랐다.
브라이언트는 올초 명예의전당 헌액 후보군으로 거론됐을 때부터 선정이 확실시 됐다. 그러나 자신의 이름이 오르는 걸 보지 못한 채 지난 1월 26일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에서 헬리콥터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농구를 좋아하는 딸 지아나와 함께였다. 아내 바네사는 이날 남편의 명예의전당 헌액 소식에 “남편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남편의 NBA 경력에서 최고의 순간”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브라이언트가 평생 몸담은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도 축하를 전했다. 지니 버스 레이커스 구단주는 “그의 투쟁심과 성실함, 폭발력은 누구하고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가장 위대한 선수로 기억될 것이다. 그보다 자격 있는 이는 없다”고 찬사를 보냈다. 브라이언트는 레이커스에서 20시즌을 뛰며 5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했고,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2번 꼽혔다. 올스타에 18차례 뽑혔고 득점왕도 2번 수상했다.
뉴욕타임스도 헌액 소식을 전하며 “브라이언트는 선수 생활 중 마이클 조던의 모습을 누구보다 가장 많이 보여준 후계자였다”고 평했다. USA투데이의 농구전문 기자 마크 메디나는 칼럼에서 “브라이언트가 사람들 앞에서 직접 헌액 기념 소감을 말하지 못한다는 게 슬프다. 세상 그 어떤 작가도 쓰지못할 멋진 연설을 했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조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