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일선 학교와 교사들의 설렘과 걱정이 교차하고 있다. 감염병 재난 속에 처음 겪는 원격 수업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아이들은 잘 따라줄지 염려될 수 밖에 없다.
정운선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6일 “재난 시기에는 아이들 안심시키기(Reassurance), 규칙적인 수업 일상 만들기(Routines), 스스로 조절하는 법 기르기(Regulation)의 ‘3R’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온라인 수업 시 고려할 점들을 제안했다.
정 교수는 먼저 “처음 보는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지금 괜찮고 안전하다’는 점을 알리며 화면으로 직접 보여주는 것이 인지 발달이 덜 된 아이들을 안심시킬 수 있다”면서 “아이들 주변 사람, 즉 가족 친구 등도 다 안전한지 물어보고 수업을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또 재난이 닥치면 잘못된 소문, 편가름, 남탓 등 세 가지 현상이 분신처럼 따라다니므로 확실한 사실만 공유하고 다른 사람 입장을 생각하며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고 아이들과 함께 다짐하는 게 좋다.
일정한 수업 흐름과 규칙을 만들 필요도 있다. 한 번도 직접 만난 적 없는 아이들이니 처음에는 수업 진도를 나가기 보다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icebreaking)을 충분히 할애하면 온라인상 만남의 동기가 생기고 수업을 좋아하게 된다.
교사는 수업시간에 있을 일들을 아이들이 미리 예상할 수 있게 한다. 40분의 시간이라면 5분은 일상 얘기를 나누고 10분은 강의하고 10분은 문제 풀고 10분은 발표하거나 서로 의견을 나누고 5분은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미리 공유하고 구조화된 일정을 화면에 띄워두는 것이 좋다.
쌍방향 수업이 가능할 경우 아이들 얼굴이 화면에 차례로, 혹은 호명하면 나오게 하는 것도 좋다. 방송프로그램 ‘마이리틀TV’에서와 같이 아이들이 댓글 창에 의견을 띄우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들의 집중력 유지를 위해 화면에 보이는 선생님 모습(표정, 옷색깔 등)에 대해 질문을 던져 보게 한다. 또 수업 중 아이들 이름을 차분히 불러준다. 나이가 어릴수록 그림이나 사진을 많이 넣은 자료로 진행한다. 글자도 키워드 중심으로 보여주고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수업하는 것이 낫다. 정 교수는 “재난 시기에는 이성적인 뇌인 전두엽의 활성이 많이 떨어지고 감정적인 뇌인 변연계가 활성화돼 있다”면서 “자신의 의견 조리있게 말하기, 글자나 문장 읽게 하기, 글로 쓰거나 타자로 치게 하기 등을 활용하면 전두엽 활성화에 도움된다”고 말했다.
지금은 아이들의 조절력을 기를 수 있는 좋은 시기다. 수업 시작할 때 각 5초간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을 10번 하기, 눈 감고 즐거운 장면 머릿속에 떠올리기 등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수업 중 함께 노래를 부르거나 매일 일기를 쓰게 하는 것도 좋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